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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카로운 변화구, 깔끔한 제구. 비록 패전이었지만 kt 위즈 고영표가 '선발 체질'임을 재확인 했다.
하지만 고영표가 활화산 같던 넥센 타선을 조용히 잠재웠다. 5회까지 1실점. 4회말에 허용한 1점도 1루수 조니 모넬의 실책이 겹친 것이라 자책점이 아니었다. 오히려 넥센 타자들이 제대로 맞힌 타구를 찾기가 더 힘들었다.
물론 6회는 흠이었다. 투구수 80개를 넘기자 다시 제구가 흔들리며 4사구에 무너졌다. 볼넷과 안타, 몸에 맞는 볼로 2사 만루에서 김하성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한 고영표는 2-2 동점 상황에서 심재민과 교체됐다. 심재민이 이택근에게 역전 적시타를 맞아 고영표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2014년 kt의 2차 1라운드 신인으로 입단한 고영표는 2015년부터 불펜으로 뛰며 꾸준히 1군에서 기회를 받았다. 2015년 46경기, 2016년 53경기에 각각 등판했다. 사이드암 유망주로 꾸준히 1군에 머물렀으나 냉정히 말해 안정감은 떨어졌다. '긁히는 날'은 타자들이 건드리지도 못하는 공을 던졌다가, 반대의 날에는 제구 난조로 스스로 무너졌다. 상대 팀별 편차도 있었다.
그런 고영표가 올 시즌 선발로 변신했다. 주 권, 정대현과 함께 선발진에 들어갔다. 스프링캠프부터 갈고 닦은 것들이 시즌 초반 빛나고 있다. kt 코칭스태프는 "체인지업 제구가 무척 좋아졌고, 변화구들이 전반적으로 훨씬 예리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스스로도 언제든 대기해야 하는 불펜 투수보다, 루틴이 일정한 선발 등판에 편안함을 느낀다.
kt는 창단 이후 여러 유망주들을 육성했다. 이제는 '대박'을 터트릴 때다. 성장이 눈에 보이는 고영표가 올 시즌 '히트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고척=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