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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의 긴급 기자회견 내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선수협은 30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근 논란이 된 연봉 외 수당 지급과 구단 행사 참석 불참 결의 등의 내용이 보도되고, 여론이 악화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이 회장은 이 자리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어떻게 팬을 볼모로 구단과 협상하겠느냐"면서 "팬사인회, 보이콧이라는 단어는 회의에서 나오지도 않았고 있을 수도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어느 쪽에서 이런 말이 나왔는지 나도 궁금하다"며 "그런 발언이 프로야구를 얼마나 위험하게 만들고, 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선수들을 얼마나 힘 빠지게 하는 말인지 모른다"고 밝혔다.
A구단과 B구단에서는 '메리트'라는 단어까지 나왔다. A, B구단 단장은 "주장이 찾아와 메리트를 달라고 했다"고 확인해줬다. A구단 단장은 "대화 내용을 다 공개할 수는 없지만, 메리트-외부 활동 수당-구단 행사 불참이라는 세 단어는 확실히 나왔다"고 말했다. B구단 단장은 "주장이 메리트를 다시 달라고 하기에, 우리는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말하며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C구단과 D구단에서도 "적절한 보상책이 없으면 앞으로 구단 주최 행사에 참석하기 힘들다"는 말을 단장이 직접 들었다. C구단 단장은 "우리 주장의 경우 그렇게 강력한 주장을 한 건 아니었다. 선수협 이사회 의결 사안이라 전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분명 구단 행사 불참 의사를 전해들었다"고 했다. D단장은 "구단 행사의 예로 팬사인회, 인터뷰 등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E구단의 경우 주장이 금전 보상 얘기 없이 다짜고짜 "구단 행사에 참석하기 힘들 것 같다"는 얘기만 했다고 한다. 팀을 대표해 이사회에 참석하고 단순히 그 결과 내용을 단장에게 전달만 한 경우다. 이에 E구단 단장은 "어떤 일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10개팀 주장이 결의한 내용이라면 우리팀 주장에게 피해가지 않게 조치해주겠다"고 말했다. 만약, 이를 선수협이 구단의 긍정 분위기로 받아들였다면 곤란하다.
F구단, G구단, H구단은 조금 특이한 케이스. 28일 주장들이 단장과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하지만 서로 일정이 엇갈려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28일 관련 보도가 나왔고, 이후 만남에서는 좋지 않은 분위기를 감지한 탓인지 수당 지급, 행사 불참 얘기는 강력하게 하지 못했다고 한다. 하지만 선수협 이사회 분위기 정도는 모두 전했다고 했다.
I구단 단장은 "우리는 주장이 잠깐 찾아와 복지 문제를 얘기하고 싶다고 하길래, 운영팀장에게 자세히 얘기하라고 말하며 돌려보냈다. 이후에는 어떤 얘기가 서로 사이에 오갔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마지막 J구단은 단장, 운영팀장 모두 연락이 되지 않아 확인을 하지 못했다. 하지만 J구단도 29일 스포츠조선이 확인한 결과 단장과 주장의 만남이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