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아섭의 중견수 수비, ML 스카우트들이 지켜보고 있다

나유리 기자

기사입력 2017-03-27 19:40


손아섭. 스포츠조선DB

"손아섭이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다면 훨씬 유리하지 않을까요?"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손아섭(29)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손아섭은 현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지켜보는 KBO리그 선수 중 한명이다. 김광현(SK 와이번스) 양현종(KIA 타이거즈) 이후 KBO리그 투수 중에는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가 거의 없다. 하지만 야수는 여전히 주목받고 있다. 특히 손아섭은 2015시즌이 끝나고 당시 팀 동료였던 황재균(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과 나란히 메이저리그 포스팅(비공개 입찰)을 신청했었다. 입찰에 응한 팀이 없어 불발됐지만, 시도가 있었기에 FA 요건을 갖추고 다시 해외 리그의 문을 두드리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손아섭은 "국내에서 먼저 인정받아야 한다. 롯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를 지켜보는 시선은 여전히 뜨겁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많은 해외 구단 스카우트들이 한국 선수들을 지켜봤다.

특히 손아섭은 올 시즌 중견수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프로 입단 이후 줄곧 우익수로 뛰어왔던 그다. 중견수 수비는 아마추어 시절에도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롯데 조원우 감독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손아섭의 중견수 가능성을 테스트했다. 지금까지는 결과가 나쁘지 않다. 포지션을 완전히 바꾼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만약에 대비한 '플랜B'다. 시즌 중 부상 선수 등의 변수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올 시즌에도 주축 선수로 뛸 손아섭이 중견수 수비까지 할 수 있다면, 감독 입장에서는 더 다양한 선수 운용 폭을 가져갈 수 있다. 손아섭도 "해본 적은 없지만 민폐만 끼치지 말자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 내 자신에게도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는 마음가짐으로 변화를 달갑게 받아들이고 있다.

손아섭의 변신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주목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A 구단의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는 "손아섭의 외야 수비는 메이저리그를 기준으로 봤을 때 중하 정도라고 본다. 하지만 중견수 수비를 볼 수 있다면 대단한 어필이 될 것이다. 손아섭이 해외 도전을 택하면,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를 백업 요원으로 생각할텐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록 '플러스' 요소"라고 했다.

스카우트들이 보는 손아섭의 장점은 빠른 발과 작은 체격에 비해 빼어난 '갭 히팅(좌중간과 우중간을 가르는 장타성 타구 생산 능력)' 기술이다. 여기에 중견수 수비까지 장착하면 어필 포인트가 늘어난다.

현재 미국 상황을 근거로 냉정히 봤을 때, 손아섭이 대형 계약을 품에 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1년 스플릿 계약(메이저리그 진입 여부에 따라 보장 조건이 달라지는 마이너 계약)을 맺은 황재균이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도전을 선택한다면 긍정적인 결과도 얼마든지 도출할 수 있다. 올 시즌 손아섭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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