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포커스]15점 내주면서 4이닝 버틴 kt 주권, 왜?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3-23 15:44


KT 위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4회말 선발투수 주권이 급격한 난조롤 보이자 정명원 코치가 올라와 진정시키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7.03.23/

시범경기는 연습일 뿐, 대량 실점도 경험이라고 봐야 할까.

kt 위즈 주 권이 시범경기서 최악의 실점 수모를 맛봤다. 주 권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동안 16안타를 맞고 15실점을 했다. 4회에만 무려 12점을 내줬다.

KBO는 시범경기 기록을 따로 집계하지 않는다. 다만 KBO는 주 권의 이날 기록이 2001년 이후 역대 시범경기 한 경기 및 한 이닝 최다 실점이라고 확인했다. 같은 기간 종전 시범경기 한 경기 최다 실점은 2006년 3월 18일 현대 유니콘스 캘러웨이가 LG 트윈스를 상대로 내준 11점이다. 정규시즌에서 한 경기 및 한 이닝 최다 실점 기록은 각각 14점, 10점이다.

주 권은 3회까지 3점을 줬고, 4회 들어 홈런 3개를 포함해 11안타를 맞고 12점을 더 줬다. 이날 경기전 kt 김진욱 감독은 "어제 경기서 피어밴드와 최원재가 점수를 계속 내주는데도 빼지 않은 것은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던져야 하는지 경험해볼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kt는 전날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전에서 5-1로 앞선 6회말 피어밴드가 3점을 내줬고, 7회말에는 최원재가 한 타자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더 허용했다. 피어밴드는 던져야 할 투구수가 있었고, 최원재는 6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등판했다. 피어밴드는 5⅓이닝 4안타 4실점, 최원재는 ⅔이닝 5안타 3실점했다.

이날 정신없이 얻어맞는 주 권을 마운드에 계속 서 있게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주 권이 4회말 박동원에게 좌전적시타를 맞고 13실점째를 기록하자 정명원 투수코치가 마운드로 올라가 주 권을 다독였다. 주 권은 이어 허정협에게 125㎞짜리 체인지업을 던지다 좌월 투런홈런을 허용했다. 주 권은 서건창을 2루수 땅볼로 잡으며 겨우 이닝을 마무리했다. kt는 5회말 주 권을 정성곤으로 교체했다.

앞서 1회말 주 권은 2안타로 1실점했고, 2회에는 3안타를 맞고 2실점했다. 3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마무리했지만, 4회 들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였다. 1사후 김민성에게 우익수 앞 빗맞은 안타를 내준 주 권은 김웅빈에게 우중월 투런포를 허용했다. 계속된 2사후 허정엽 서건창에게 연속안타, 이정후에게 볼넷, 채태인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준 주 권은 윤석민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은 뒤 대니 돈에게 우측으로 비거리 110m짜리 3점홈런을 헌납했다. 김진욱 감독은 묵묵히 이 과정을 지켜봤다.

주 권은 kt에서는 토종 에이스나 다름없다. 돈 로치와 라이언 피어밴드에 이은 3선발이다. 더구나 계속 성장해야 하는 투수다. 중국 대표팀에 뽑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참가해 화제가 됐던 주 권은 팀으로 돌아와 지난 17일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5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잘 던진 바 있다. 6일만의 등판에서 난조를 보였지만, 그만큼 깨달은 것도 있었을 것이라는 게 김 감독의 생각이다.

주 권은 직구(54개), 커브(9개), 슬라이더(13개), 체인지업(16개)을 고루 던지며 투구수 92개를 기록했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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