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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마켈, 시범경기서 불안요소 줄일 수 있을까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3-12 11:31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2경기 3이닝 4안타 5실점.'

롯데 자이언츠 새 외국인 투수 파커 마켈(27)의 연습경기 기록이다. 롯데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을 마치고 지난 10일 귀국했지만, 적지 않은 과제를 안고 시범경기를 치러야 한다. 대표적인 걱정이 마켈이다. 마켈은 롯데가 52만5000달러를 주고 데려온 2선발 후보다. 몸값에서 드러나듯 마켈은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고, 한국 땅을 밟은 선수 치고 나이도 어리다.

롯데 이윤원 단장은 마켈을 영입할 때 "마이너리그에서 그 정도 성적이면 KBO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마켈은 트리플A 통산 39경기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더블A와 트리플A에서 7승3패, 평균자책점 2.78을 올렸다. 성적 자체는 크게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선발 등판이 아니라는 점에서 우려를 살만하다. 마켈은 지난달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2012~2013년 마이너리그에서 선발투수였다. 7이닝을 거뜬히 던질 수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문제없다"고 했다.

그러나 제구력과 변화구 구사 능력은 여전히 물음표다. 조원우 감독은 전훈 캠프 성과를 밝히는 인터뷰에서 "선발진 구성과 투수진 전력 강화가 반드시 필요했는데 김원형 코치의 지도 아래 많은 성과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이제 마켈이 시범경기 동안 컨디션과 적응력을 끌어올려서 선발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켈에 대한 걱정을 드러낸 것이다.

마켈은 지난 5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 구원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 1실점했다. 연습경기 첫 등판이었다. 이어 9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2이닝 동안 3안타와 4사구 2개를 내주고 4실점했다. 아직 구위가 정상이 아니라는 점, KBO리그 스트라이크존과 타자에 적응중이라는 점에서 굳이 우려할 시점은 아니지만 롯데 코칭스태프가 받아들이는 느낌은 조금 다른 것 같다.

김원형 코치는 캠프 훈련 당시 "마켈은 공은 빠른데 변화구는 좀 부족하다.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고 커브를 연습중"이라면서 "성격은 차분한데 마운드에 올라가서 마인드는 또 다른 문제다. 강한 마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김 코치는 "미국과 달리 여기 경쟁은 치열하니 타이트한 분위기를 이겨야 한다. 무엇보다 제구만 가지고는 안된다. 제구력이 잘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코치가 지난해 몸담았던 SK의 라라가 빠른 공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실패한 이유가 바로 제구력이었다.

김 코치의 걱정이 연습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마켈이 시범경기서도 자리를 잡지 못하면 롯데는 올시즌 초반 고전할 확률이 굉장히 높다. 브룩스 레일리 말고는 검증된 선발이 없기 때문이다. 페넌트레이스 성패가 안정된 선발진 구축에 달려있다고 강조한 조 감독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조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 동안 "마켈이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한다"며 마운드의 키플레이어로 꼽았다.

그러나 마켈은 장점이 확실한 투수다. 직구 구속이 150㎞ 이상 나오고, 투심 패스트볼의 움직임도 좋아 땅볼 유도가 많다. 메이저리그에 대한 꿈이 있기 때문에 KBO리그에서 성공하겠다는 의욕 또한 높다. 그러나 새 리그에서 피칭이 마음처럼 되는 건 아니다. 시범경기서 적응력을 높여야 시즌 들어가서도 불안감을 최소화할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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