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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첫 선발, 그들에게 너무나 특별한 WBC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2-27 21:21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대표팀과 쿠바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 7회초 한국 김하성 타석 때 볼이 빠진 틈을 타 홈에 뛰어든 2루주자 박건우가 아웃되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2017.02.26.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대표팀과 쿠바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 한국 장시환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2017.02.26.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대표팀과 쿠바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 원종현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2017.02.26.

"훈련을 해보니 소속팀과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다른 선수들이 플레이 하는 걸 유심히 지켜봤다. 최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만 봐도 신기하다. 보고 배울 게 많을 것 같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중심타자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초반 언론 인터뷰에서 밝힌 소회다.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인데, 국가대표팀은 또 다르다. KBO가 주도해 구성한 대표팀 기준으로 첫 대표 선발. 물론, 최정예 멤버로 나선 WBC 대표팀도 처음이다. 최형우를 보면 대표팀의 일원이 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엿볼 수 있다. 최고 경기력은 기본이고, 최상의 몸 상태를 유지하면서 포지션별 비교 우위 경쟁력을 갖춰야 하다. 여러가지 상황, 여건이 맞아야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있다.

오랫동안 대표팀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김광현(SK 와이번스)과 주축 내야수 정근우(한화 이글스)가 부상으로 빠졌고, 신예 임정우(LG 트윈스)는 대표팀에 합류했다가 어깨 통증으로 교체됐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구단 반대, 불안한 팀 내 입지 등 다양한 이유로 제외됐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스플릿 계약을 한 황재균은 메이저리그 25인 엔트리에 들기 위해 스프링캠프에서 피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다.

최형우와 함께 원종현 김태군 박석민(이상 NC 다이노스) 장시환(kt 위즈) 서건창 김하성(이상 넥센 히어로즈) 박건우(두산 베어스)가 처음으로 대표팀에 들어갔다. 이들 중 몇몇은 베스트 전력이 빠지면서 발탁된 멤버이고, 우여곡절이 있었다. 이들 모두 소속팀의 주축 전력이지만, 대표팀에선 새내기나 마찬가지다. 새얼굴 발탁은 대표팀 세대교체와 맞물려 있다. 2020년 도쿄올림픽이 기다리고 있다.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심사숙고해 뽑은만큼 분명한 역할이 있다. 주축선수는 주축선수대로, 백업은 백업대로 반듯하게 임무를 수행해야 대표팀이 최상의 경기력을 쏟아낼 수 있다. WBC가 단기전이다보니 변수가 많아 주축과 백업전력이 유기적으로 힘을 내야 한다.


26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WBC 대표팀과 쿠바의 2차 평가전이 열렸다. 사진은 한국 최형우 고척돔=김경민 기자 kyunmgin@sportschosun.com /2017.02.26.

WBC 대표팀과 쿠바의 평가전이 2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8회초 1사 1루, 2루수 서건창이 땅볼타구를 잡아낸 유격수 김하성의 송구를 받아 1루주자 만델레이를 포스아웃 시키고 있다. 고척돔=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7.02.25/
파워와 컨택트 능력을 두루 갖춘 외야수 최형우(34)는 김태균(한화) 이대호(롯데 자이언츠)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의 일원이다.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그를 회의적인 눈으로 바라보는 전문가는 없다. 타격감이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는 게 대표팀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지금까지는 본 무대에 앞서 준비를 하는 과정일뿐이다. 언제까지 이대호, 김태균만 바라볼 것인가.

WBC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라운드별로 투구수 제한이 있어, 투수 13명을 효율적으로 가동해야 한다. 선수 한명한명이 대체 불가한 소중한 자원이다. 원종현(30)과 장시환(30)은 1~2이닝을 책임져야할 불펜 전력이다.

박석민(32)은 허경민(두산)과 함께 든든한 3루수. 서건창(28)은 정근우가 빠진 대표팀의 주전 2루수나 마찬가지다. 공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줘야 한다. 김하성(22)은 주전 유격수 김재호(두산), 지난해 두산 주전 외야수로 도약한 박건우(27)는 치열한 주전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외야의 백업이다. 단순한 백업이 아닌 대표팀 예비 전력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박건우를 경기 후반 대타, 대수비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김태군(28)은 강민호(롯데)가 빠진 상황에서 주전 포수 양의지(두산) 뒤를 책임져야 한다.


쿠바와 두 차례 평가전에선 새얼굴들이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진 못했다. 서건창은 5타수 무안타, 김하성은 4타수 무안타, 김태군은 3타수 무안타, 박건우는 2타수 무안타, 박석민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틀 연속 등판한 원종현은 2이닝 4안타 2실점, 장시환은 2이닝 2안타 4사구 2개 2실점(1자책)했다.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보긴 어려울 것 같다. 하지만 평가전은 컨디션을 점검하는 워밍업의 시간이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전문가들은 큰 경기, 국제대회를 경험하면서 선수가 크게 성장한다고 강조한다. 이번 대회가 국제경험이 적은 대표팀 새내기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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