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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 역시 선발진 경쟁이 치열하다.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한 토종 투수들간의 경쟁이다. 박세웅이 3선발이 유력한 가운데 나머지 2자리를 놓고 5~6명이 경쟁하는 형국이다. 박진형 박세웅 김원중 등 젊은 투수들 뿐만 아니라 송승준 노경은과 같은 베테랑들도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가운데 올시즌 각오가 남다른 선수가 있다. 롯데 입단 2년째를 맞는 노경은이다.
6월초에 입단해 두 차례 구원 등판을 거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다. 그러나 기대만큼 역할은 하지 못했다. 시즌 시작을 전후해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산에서 2군에 머무는 동안 은퇴를 생각해 보기도 했다. 마음 고생이 컸다. 준비는 나름대로 하면서 구위에 자신은 있었지만, 오랜 이닝을 버틸 수 있는 힘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전지훈련서는 몸과 마음 모두 홀가분하다. 애리조나 캠프에서 이미 실전 경기에 한 번 등판했다. 노경은은 "몸도 좋고 마음도 좋다. 언제나 똑같다"면서 "시즌 개막에 맞춰 페이스를 잘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딱 보기에도 몸도 한층 단단해졌다. 1월 괌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근육량을 늘렸다고 한다. 그는 "괌에서 개인훈련을 하면서 웨이트를 많이 하고 고기도 많이 먹었다. 시즌때 88㎏이었는데 지금은 92㎏ 정도 나간다. 일부러 살을 찌운 것은 아니고 근육을 늘렸다"고 밝혔다.
아무래도 스피드와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근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었을 터. 노경은은 "작년초 호주 전지훈련서도 공은 좋았다. 150㎞까지 나왔다. 하지만 밸런스가 문제였다"면서 "밸런스로 150㎞이 나와야 되는데 그때는 힘으로만 구위로만 내려찍으려 했다. 초반에 좋다가 3~4회 지나면 힘이 떨어졌다. 근육이 필요하다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노경은은 2012~2013년 두산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하며 두 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당시의 구위와 제구력을 되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 이날 훈련서 노경은은 불펜피칭을 마친 뒤에도 섀도피칭을 하며 밸런스 잡기에 주력했다. 노경은은 특히 신임 김원형 수석 겸 투수코치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는다고 했다. 그는 "김 코치님과는 처음으로 같은 팀에서 해본다. 마인드쪽으로도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노경은에 대한 기대는 조 감독도 마찬가지다. 조 감독은 "작년보다는 나아지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살짝 내비쳤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