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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또 우승한다? 한미일 디펜딩챔피언들 전력은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7-02-20 20:45


두산 베어스는 올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스포츠파크에 전지훈련중인 두산 투수들이 수비 연습을 하고 있다. 시드니(호주)=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메이저리그가 스프링캠프를 시작하면서 한미일 3국 프로야구가 일제히 시즌 대비 체제로 접어들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은 14~16일(이하 한국시각) 투-포수 등록을 마쳤고, 오는 20일까지 나머지 야수들이 합류하면 본격적인 스프링캠프 분위기가 형성된다.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는 25일 시작해 한 달여간의 일정을 치른 뒤 4월 3일 정규시즌 막을 올린다.

KBO리그도 미국과 일본 등지로 나뉘어 전지훈련을 한창 진행중이다. 이미 연습경기 스케줄을 소화중인 팀도 있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된 선수들은 예년보다 일찍 몸만들기를 끝낸 상황이다. KBO리그는 3월 14일부터 팀당 12경기씩 시범경기를 소화한 뒤 3월 31일 시즌 개막을 맞는다.

일본 프로야구도 오키나와, 미야자키 등 열도 남부 각지에 캠프를 차려놓고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일본도 2월 25일부터 약 한 달간의 시범경기를 마치면 3월 31일 2017시즌이 개막되는 일정이다.

지난해 3국 리그는 모두 '곰들의 잔치'였다. 두산 베어스, 시카고 컵스, 니혼햄 파이터스가 각 리그 정상에 올랐다. 흥미롭게도 세 팀 모두 곰이 팀을 상징한다. 두산은 정규시즌을 1위로 통과하고 한국시리즈에서 NC 다이노스를 4전승으로 압도하며 2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최고 승률을 올린 컵스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에서 7차전까지 가는 명승부 끝에 108년 만에 패권을 차지했다. 니혼햄은 퍼시픽리그 우승을 차지한 뒤 재팬시리즈에서 히로시마 카프에 2연패 후 4연승하며 통산 3번째 정상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올시즌에도 3국 모두 곰들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세 팀 모두 지난 겨울 별다른 전력 누수가 없었던데다 직전 시즌 우승을 해봤기 때문에 자신감과 기세에서 다른 팀들을 압도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들을 견제할 수 있는 팀이 어디냐를 살피는 게 오히려 흥미롭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실제 전력을 들여다봐도 그렇다.

호주 시드니에서 전지훈련중인 두산은 지난해 우승을 이끈 멤버들이 그대로 올시즌을 맞는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등 선발 '판타스틱 4'가 건재하고, 지난 시즌 막판 합류한 홍상삼이 불펜 안정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술을 받은 이용찬과 정재훈이 합류하면 불펜 전력은 배가될 수 있다. 공격력 역시 상하위 타선의 밸런스, 기동력과 장타력의 조화가 여전히 강력하다. 두산은 2015년 한국시리즈서 상대팀 삼성 라이온즈가 악재로 흔들리는 상황 속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압도적인 레이스를 펼치며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고, 한국시리즈에서도 4연승 '퍼펙트 우승'을 연출했다.

그렇다고 변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두산은 장원준 양의지 이현승 등 무려 8명의 선수가 WBC에 출전한다. 대표팀 차출이 많은 팀은 시즌 초반 고전할 공산이 크고 부상 위험 역시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주전으로 활약한 김재환과 오재일이 실질적인 2년차 시즌을 무리없이 소화할 수 있느냐도 중요한 변수다. 하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두산은 공수 전력에서 최강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몇 등을 할 것이냐가 아니라 몇 승을 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해 한 시즌 최다인 93승을 한 두산은 내심 이 기록마저 깨기를 바라고 있다.


시카고 컵스 선수들이 지난해 11월 3일(한국시각) 월드시리즈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고 우승을 확정지은 뒤 그라운드로 몰려나가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컵스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3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세 자릿수인 103승을 따냈다. 정규시즌 내내 압도적인 페이스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선두를 달렸고, 포스트시즌 들어서도 3승1패, 4승2패로 디비전시리즈와 리그챔피언십시리즈를 통과한 뒤 월드시리즈에서는 1승3패의 열세 속에서 3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하는 드라마를 일궈냈다. 이번 오프시즌서 불펜의 핵심인 아롤디스 채프먼과 트래비스 우드, 5선발 제이슨 하멜과 외야수 덱스터 파울러가 떠났지만, 오른손 불펜 우에하라 고지와 왼손 불펜 브라이언 듀엔싱, 외야수 존 제이를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했다.


컵스는 지난해 우승을 경험한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여전히 넘친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제이크 아리에타, 카일 헨드릭스, 존 레스터, 존 래키 등 1~4선발이 건재하고, 크리스 브라이언트, 앤서니 리조, 벤 조브리스트, 애디슨 러셀 등 주축 타자들도 여전하다. 그러나 메이저리그는 워낙 경쟁률이 높기 때문에 최강이란 명칭을 함부로 붙일 수 없다. ESPN은 지난달 초 파워랭킹에서 컵스를 1위로 평가하면서도 클리블랜드, 보스턴 레드삭스, 워싱턴 내셔널스, LA 다저스 등을 잠재적인 우승 후보로 꼽았다.

조 매든 감독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스프링캠프 첫 날인 지난 15일 현지 인터뷰에서 "난 '불편함(uncomfortable)', '진정성(authenticity)', '심장 박동을 잊지 말라(don't forget the heartbeat)'를 강조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현실에 안주하는 사람은 평균 이상으로 성장할 수 없다. 진심을 다한다면 과거에 이뤘던 것을 또다시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심장 박동은 지난해 월드시리즈 7차전서 연장 10회 비로 경기가 중단됐을 때 선수들이 미팅을 통해 다짐했던 각오를 상기시킨 것이다.

니혼햄도 지난해 우승 멤버들이 대부분 뛴다. 이시이 유야, 오타니 쇼헤이, 다카나시 히로토시, 마쓰이 히로토시 등 선발진이 건재하고, 지난해 21세이브, 19홀드, 평균자책점 1.07을 기록한 마무리 크리스 마틴이 발목 부상에서 벗어나 시즌 시작부터 함께 할 수 있다. 외국인 선발은 루이스 멘도사와 새로 영입한 에드윈 에스코바가 맡는다. 지난해 홈런왕 브랜든 레어드와 나카타 쇼 등 중심타자들도 살아있다. 니시카와 하루키도 톱타자로 기대가 높다. 대만 출신 양다이강이 FA로 요미우리 자이언츠로 옮겼으나 전체적인 타선 밸런스는 무난하다는 평가다. 다만 발목 부상중인 오타니는 아직 전력 질주를 할 수 없어 개막전에 나설 수 있을 지 미지수다.

역대로 3국 리그에서 세 팀이 동시에 2년 연속 우승을 기록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베어스, 컵스, 파이터스가 이번 시즌 역사적인 행보를 함께 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니혼햄 파이터스는 에이스 오타니가 발목 부상을 딛고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가 올시즌 운명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조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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