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오키나와 캠프에서 본 삼성 라이온즈 새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28)에 대한 첫 인상은 '키가 무척 크다'였다.
레나도는 지난 20일 오키나와 온나손 구장에서 불펜피칭을 실시했다. 김 감독과 김상진 투수코치가 직접 지켜봤다. 레나도는 직구와 변화구를 모두 시험하며 37개의 공을 던졌다. 레나도의 피칭을 지켜본 김 감독은 "아직은 60~70% 정도의 힘으로 던지고 있다. 준비를 잘 하고 있다"며 "직구와 커브의 구위가 좋아 보였다. 아직은 준비 단계이다"라고 밝혔다.
레나도는 괌에서 이미 3번의 불펜피칭을 진행했고, 오키나와로 건너와서는 라이브피칭 2번을 했다. 김 감독의 말대로 아직은 전력 피칭 단계는 아니다.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를 경험한만큼 시범경기와 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보면 된다. 일단 레나도는 오는 25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실전 첫 등판이 예정돼 있다.
레나도의 긍정적인 측면은 또 있다. 인성과 팀워크 마인드다. 삼성 관계자는 "인성이 워낙 좋고 훈련을 열심히 한다. 팀의 일원이라는 생각이 강한 것 같다. 훈련할 때 선배들이 하니까 빠지지 않겠다고 하더라"고 소개했다. 지금까지의 훈련 모습은 만족스럽다는 이야기다. 이 부분은 니퍼트와도 비슷하다.
레나도는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91.3마일(약 147㎞)의 직구를 뿌렸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모두 구사하는 전형적인 4-피치 스타일이다. 구속과 볼배합 역시 니퍼트와 다르지 않다. 차이점이라면 니퍼트가 슬라이더를 좀더 많이 던지는데 반해 레나도는 커브 구사 비율이 높다. 결국 레나도의 KBO리그 첫 시즌 성공 요건은 얼마나 잘 적응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 한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장신 투수가 수없이 들어왔었지만, 니퍼트만큼 롱런한 투수는 없었다. 니퍼트는 2011년 첫 시즌 29경기에서 15승6패, 평균자책점 2.55를 마크하며 단번에 에이스 자리를 차지했다. 그때도 적응력과 인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래서 첫 실전이 기다려진다. 레나도가 한화와의 연습경기서 기대감을 더 높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