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홍구가 많이 달라졌다니까요."
사실 이홍구는 공격형 포수 이미지가 강합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뜬금없이 터지는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유형입니다. 그만큼 힘이 있습니다. KIA가 아닌 다른 팀의 한 감독은 지난해 KIA를 상대하며 "타격만 놓고 보면, 이홍구는 강민호(롯데 자이언츠) 양의지(두산 베어스)에 버금가는 자질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지요. 그래서 냉정히 평가하면, 지난해까지는 조금 큰 스윙에만 의존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포수인데, 수비보다는 공격에서 임팩트를 주고 싶은 마음이 컸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이홍구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완전히 달라진 모습입니다. 일단 외형부터 확 바뀌었습니다. 살이 쪽 빠져 날렵한 몸을 만들었습니다. 감량을 통한 몸만들기만큼, 그 선수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건 없지요.
|
이홍구는 "코치님들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십니다. 그 주문을 잘 이행하고 싶어 매타석 집중을 합니다. 또, 연습한 걸 시합 때 써봐야 뭐가 부족하고 더 준비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수비, 볼배합은 이것저것 많은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잘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는데 지금처럼 많은 고민을 하면 좋아질 거라 믿습니다"라고 겸손하게 설명했습니다.
사실 이홍구의 변신은 동료 한승택 때문 아니냐는 얘기가 많습니다. 지난해 백용환과의 경쟁에서 잘 버텨냈지만, 시즌 후반과 중요했던 와일드카드 결정전 주전 포수 자리를 군 제대한 한승택에게 넘겨줬습니다. 누가 봐도 큰 충격일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홍구는 이에 대해 "자극이라기 보다는, 프로에서 어쩔 수 없이 경쟁을 해야하는 경쟁 상대입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면이 분명히 있습니다"라고 말하면서도 "경쟁이지만 올시즌은 마음 편히 야구 공부를 할 수 있는 제 자신의 준비를 했습니다.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100경기 이상 출전하고 싶고,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켜보는 많은 이들을 흡족하게 하는 이홍구의 변신. 그 결과에 따라 KIA의 올해 향방도 결정될 수 있습니다. 그의 역할은 야구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포수니까요. 이홍구가 과연 올시즌을 통해 진정한 포수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