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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알렉시 오간도(34)가 시끌벅적한 실전 첫무대를 가졌다. 오간도는 지난 15일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동안 1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구 구속은 152㎞, 슬라이더와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다양하게 섞었다. 상대팀 1군 주축멤버를 상대로 인상적인 역투를 펼쳤다. 연봉 180만달러, 메이저리그 올스타 출신다운 모습이었다. 특히 눈에 띈 부분은 빠른 피칭 템포와 퀵모션이었다.
경기를 지켜본 김성근 감독은 15일 "무척이나 빠른 템포로 볼을 던진다. 오간도가 선발로 나가면 경기가 2시간30분안에 끝날 수도 있겠다"며 웃었다. 김 감독은 "빠른 템포로 볼을 던지면 수비하는 야수 입장에서는 수월하다. 보는 사람도 안정이 되고, 상대 타자들은 오히려 투수의 페이스에 끌려들오게 된다. 부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볼에 강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투수들의 경우 준비동작을 최소화하고 곧바로 볼을 던지곤 한다.
퀵모션은 투구 매커니즘이나 밸런스와도 연관이 있다. 퀵모션이 원활하지 않아 도루를 쉽게 허용하게 되면 견제구를 더 자주던져야 한다. 피칭 밸런스를 유지하기 쉽지 않고 수비중인 야수도 지친다. 이로 인해 주자가 출루하면 이후 급격하게 흔들리는 투수도 있다. 퀵모션은 스피드 저하, 제구력 불안을 가중시키기도 한다. 오간도는 퀵모션을 유지하면서도 구속이 크게 떨어지거나 제구가 흔들리지 않았다.
오간도는 이날 경기후 "구속은 더 올라올 것이다. 첫 등판치고 모든 것이 원활했다. 다음에는 더 빠른 볼을 구사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 감독은 "쉽게 무너질 스타일은 아니다. 정교한 타자들을 상대하는 모습을 좀더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오간도는 점차 선발로 변신하고 있다. 지난 3년간 주로 불펜에서 뛰었다. 2011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선발로 13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선 단계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오간도는 개막전에는 6~7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