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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도 대표팀을 돕고 싶은가 보네요."
그렇게 무섭던 날씨가 대표팀 입성일인 12일부터 거짓말같이 달라졌습니다. 낮 기온이 17~18도 정도인데 햇빛이 강렬해 한기를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너무 더우면 훈련에 방해가 될 수 있는데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주니 선수들은 "덥지도, 춥지도 않아 운동하기 딱 좋다"고 입을 모읍니다. 대표팀을 돕는 현지 가이드는 "최근 몇년 간 이렇게 좋은 날씨는 본 적이 없다. 오키나와 하늘이 한국 대표팀을 돕고 싶은가 보다"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대표팀 훈련이 마무리되는 23일까지 지금보다 온도가 2~3도 정도 더 오른다고 하니 날씨 걱정 없이 마음껏 훈련할 수 있게 된 대표팀입니다. 시작부터 좋은 징조입니다.
사실, 하늘 말고도 대표팀을 도와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WBC 대회를 기다리는 국민, 야구팬들입니다. 이번 대표팀은 메이저리거들과 한국 프로팀 간판 선수들의 불참으로 선수 구성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역대 최약체'라는 말이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나옵니다. 이번 대회에 큰 기대를 걸지 않는다는 여론이, 잘할 것이라는 것보다는 더 우세한 것 같습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선발 여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벌어지며 분위기가 안좋아졌습니다.
이제 19일부터 본격적인 연습경기에 들어갑니다. 대표팀에 더 큰 긴장감이 돌 겁니다. 이제 대표팀에 비난이나 야유보다는 응원을 보내야할 때입니다. 결국 우리는 대회가 시작되면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응원을 할 야구팬들 아니겠습니까.
오키나와=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