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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스프링캠프 훈련의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부터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을 무작정 몰아치지 않겠다"고 일찌감치 선언했다. 부상 우려와 선수들의 몸상태를 감안한 배려였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한화는 초반 2주 동안 사흘 훈련 뒤 하루 휴식을 가졌다. 보통 나흘 훈련 뒤 하루 휴식인데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예전 김성근 감독의 훈련 스타일을 생각하면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지난 10일엔 강풍과 추운 날씨를 감안해 두세 시간 빨리 훈련을 종료하기도 했다. 나이트 훈련, 나머지 훈련도 불사하던 김 감독이다. 분명 변화다.
지난 11일은 선수단 휴식일이었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은 투수와 야수 모두 완전히 쉬진 않았다. 오전은 쉬었고 오후에는 2시간 가량 개인훈련을 했다. 야수는 2조로 나눠 2시간씩 배팅훈련을 했다. A조는 오후 3시부터 5시, B조는 5시부터 7시까지 방망이를 돌렸다. 투수들은 웨이트트레이닝과 호텔에서 쉐도우피칭(피칭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개인훈련은 부상 재활선수들을 제외하고 베테랑 선수들도 예외없이 소화했다.
선수들 입장에선 휴일만은 쉬고 싶겠지만 사흘 훈련 뒤 휴일이 돌아오는 것만으로도 안도의 한숨을 내쉴만하다. 타팀의 경우 휴일이면 코칭스태프는 골프 라운드를 가고 선수들은 삼삼오오 호텔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쇼핑을 다닌다. 휴일에는 식사도 일정금액을 구단에서 지불해 선수들이 현지에서 알아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김성근 감독은 하위권팀이 상위권팀들과 똑같이 해서는 더 발전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또 부단한 훈련을 통해 피부로 체득해야 자신의 기술이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지옥훈련, 지옥펑고가 탄생한 배경이다.
다른 팀들이 보면 그래도 훈련량이 많다며 혀를 내두를법 하지만 정작 한화 캠프는 지난 2년에 비해 여유가 묻어난다. 이제 선수들도 김 감독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안다. 말하지 않아도 어느 선까지 훈련강도를 끌어올려야하는 지를 그들의 몸은 이미 알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