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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출만 늘고, 수입은 제자리 걸음. 일반 가정, 정상적인 기업이라면 초비상이다. 일차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위해 허리띠를 동여맬 수밖에 없다. 나아가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다. 이런 면에선 KBO리그는 행복한 리그다. 넥센 히어로즈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은 지출과 수입 상관관계에 민감하지 않다.
올해 프로야구는 833만 관중을 돌파했다. 사상 첫 800만 관중 돌파. 올해 개장한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와 고척 스카이돔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관중수입은 지난해 730억원에서 올해 870억원으로 19%가 증가했다. 하지만 샴페인을 터뜨리기엔 이르다. 올해는 특수한 해였다. 삼성이 새구장에 입주하면서 관중수와 객단가가 함께 뛰었다. 관중은 지난해 52만명에서 올해 85만명으로 62%가 증가했다. 관중수입은 52억원에서 104억원으로 116%나 증가했다. 넥센 역시 고척돔 영향으로 관중 53% 증가, 관중수입은 88% 수직상승했다. 이 두가지 호재를 제외하면 완만한 상승세다.
관중수입은 경기장 사용료와 제반 비용 등을 제하면 팀당 평균 60억원 안팎이다. 여기에 KBO리그 TV중계권료는 케이블(지상파 포함)과 모바일을 합쳐 연간 500억원 수준이다. 각구단에 40억~50억원이 균등하게 돌아간다. 이외 각 구단의 관련 마케팅 상품수입은 연간 20억원 내외다. 이를 다 합쳐도 수입은 150억원을 넘기기 힘들다. 구단들의 1년 지출액은 팀별로 크게 차이가 나지만 보통 400억원이 기준이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좋은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지출이 늘어나면 이듬해 입장료를 올려 받는 경우도 있다. 좋은 경기력 제공에 대한 대가다. KBO리그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팬들의 심리적인 저항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전체 인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KBO 관계자는 "내년 입장료 인상에 대한 논의는 아직 없는 상태다. 입장료 인상은 구단자율이지만 여러가지 맞물려 있는 변수가 많아 쉽게 결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도 수입은 크게 달라질 구석이 없다. 문제는 모기업의 지원이 언제까지 계속되느냐다. 하루아침에 바뀔 여지는 없지만 그렇다고 영원하기를 철석같이 믿기도 어렵다. 최근들어 구단 자생력 강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기업 환경은 갑자기 바뀔 수 있다. 프로야구단은 이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준비를 해야 한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