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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외국인선수 800만관중 기여했나, 타고투저만 악화시켰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12-19 15:04 | 최종수정 2016-12-20 09:05


◇NC 다이노스에서 활약한 에릭 테임즈, 올시즌 후 미국프로야구 밀워키와 3년 1600만달러를 받고 빅리그로 돌아갔다. 국내에선 지난해 리그 첫 40홈런-40도루를 기록했다. 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11.02/

2016 KBO 시상식이 14일 더케이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MVP를 수상한 두산 니퍼트가 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올시즌 22승의 최고활약을 펼쳤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6.11.14/



시즌을 마치면 프로야구 구단 관계자와 KBO관계자 등 야구인들이 모여 윈터미팅을 갖는다. 한 해를 정리하고 잘된 것과 수정할 것, 또 공유할 좋은 전략 등을 고민한다. 올해의 주된 화제 가운데 하나는 수년간 리그 트렌드로 굳어진 타고투저 개선방안이었다. 근본적인 투수자원 부족과 아마추어 투수 성장 프로그램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더불어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프로야구 선수협은 시즌 종료 뒤 외국인 선수 제도 개선 의견을 KBO에 제출했다. 현행 3명 보유, 2명 출전을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되돌리자는 의견이었다. 선수협은 신생팀 NC 다이노스와 kt 위즈 합류로 인한 선수부족이 어느 정도 해소됐으니 2014년부터 3년간 시행해온 제도를 과거로 환원시키자는 입장이다.

KBO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다. KBO 관계자는 19일 "당장 바꿀 수 없는 사안이다.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800만명 관중돌파에 기여한 부분도 크다. 선수협에서는 국내 선수들의 입지가 약해진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지만, 실제 외국인 선수의 실력이 떨어지는 경우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1군 엔트리 역시 26명에서 27명으로 늘리는 등 국내 선수들을 위한 의견도 반영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KBO는 조만간 이같은 내용을 선수협에 통보하고 필요하다면, 적극적인 논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또 "제도를 바꾸려면 유예기간이 필요하다. 새 제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구단에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분간 변화는 힘들다는 뜻이다.

선수협은 선수들의 의견을 듣고 선수들의 권리와 처우개선에 노력하는 단체다. 외국인 선수 인원이 늘어나고 스타 선수가 많아지면 국내 선수들이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 핵심은 타고투저를 바라보는 상반된 입장이다. 선수협은 현재 타고투저 등 선수부족, 특히 투수부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외국인 선수 확대가 아무런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이다. 3년전 외국인 선수를 2명에서 3명으로 늘리면서 외국인 타자들이 의무적으로 1명씩 합류했다. 에릭 테임즈, 야마이코 나바로, 윌린 로사리오 등 팀의 중심타선을 이뤘던 타자들도 많았다. 최근 3년간 타고투저는 심화된 측면이 있다.

구단은 반대다. 오히려 외국인 선수 3명 중 1명은 무조건 타자로 만들어야한다는 규정을 아예 풀자는 제안도 이번 윈터미팅에서 내놨다. 선발진 4명 중 3명이 외국인 투수로 채워지면 국내 투수들의 설자리가 없어진다는 지적도 있지만 타고투저에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치솟는 외국인 선수 몸값과 FA 몸값을 안정시킬 묘책으로 외국인 선수 보유제한은 풀고, 출전 인원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외국인 선수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일부 구단들 사이에서 나온다. 상대적으로 몸값이 낮고 가능성 있는 외국인 선수들을 다수 데려와 국내 선수들과 공개경쟁을 해 기용하는 방안이다. 이는 현행 일본 프로야구의 외국인 선수 제도와 같다.

이렇게 되면 가뜩이나 토대가 약한 국내 아마야구의 근간과 국내선수들의 위축이 불을 보듯 뻔해진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KBO는 선수협과 대화는 하겠지만 수년내 외국인 선수 인원을 줄이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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