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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이 삼성 라이온즈가 12년만에 영입한 외부FA라는 큰 타이틀을 가지고 삼성에 입단했다. 롯데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2009년 FA로 이적한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간 뒤 자신의 기량을 꽃피웠고, 당당히 FA로서 4년간 27억원의 계약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게됐다. 이원석이 내년시즌 삼성의 내야수로 어떤 활약을 펼쳐 성공한 외부FA 영입이라는 평가를 받을까.
2000년부터 시작된 FA 제도를 통해 팀을 옮긴 선수는 2016시즌까지 총 51명이었다. 팀 성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카드로 보상금과 보상 선수까지 주면서 데려왔지만 본인과 팀, 팬들이 모두 만족할만큼의 활약을 펼친 선수는 사실 드물었다. 역대 외부 FA중에서 팀 성적을 향상시킨 '신의 한수'가 된 사례 베스트 3을 꼽았다.
2008시즌이 끝난 뒤 FA가 된 홍성흔은 원 소속구단인 두산과 협상을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홍성흔은 2007시즌이 끝난 뒤 구단에 트레이드 요구를 하면서 한차례 풍파를 일으켰고, 구단은 홍성흔의 연봉을 크게 삭감했었다. 두산과 협상이 이뤄지지 않았던 홍성흔은 롯데의 콜을 받았다. 롯데는 2008시즌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해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며 3위의 성적으로 7년만에 가을야구를 했었다. 이대호 가르시아 등 막강한 타자들이 있어 홍성흔이 필요치 않을 것 같았지만 롯데의 판단은 달랐다. 선수들에게 절실하게 야구를 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줄 리더가 필요했고, 홍성흔을 주목했다. 롯데 유니폼을 입은 홍성흔은 덕아웃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면서도 분위기를 흐리는 선수에겐 호된 질책을 하는 큰 형님의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시즌 초반 크게 부진하며 흔들렸지만 그가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후반기 대반격을 이뤄 4위로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홍성흔은 그해 3할7푼1리라는 자신의 역대 한시즌 최고 타율로 롯데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홍성흔은 2010년엔 이대호와 타이틀 경쟁을 펼치면서 시즌 막판 부상으로 한달 가까이 결장했음에도 타율 3할5푼, 26홈런, 116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2. 박진만(2005년 현대→삼성)
삼성은 2004년 한국시리즈서 9차전까지 가면서 현대에 우승을 내줬다. 당시 배영수 임창용 권오준 권 혁 등으로 이뤄진 마운드가 좋았지만 그를 받쳐줄 수비는 약했다. 특히 2루수와 유격수에서 약점을 보였다. 삼성은 2004년 FA로 나온 현대 2루수 박종호를 영입한 뒤 2004시즌이 끝난 뒤엔 현대에서 외야수 심정수와 유격수 박진만까지 데려오며 현대의 우승 DNA를 삼성에 심으려 했다. 2005년 박진만은 정규시즌에서 85경기밖에 뛰지 못했지만 박종호와 함께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였고, 오승환이 마무리로 활약한 삼성은 마운드와 수비의 우위를 바탕으로 지키는 야구를 선보이며 정규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까지 4연승으로 두번째 통합우승을 만들어냈다. 이어 2006년에도 삼성은 통합우승을 차지. 박진만은 그해 한국시리즈에서 MVP까지 거머쥐며 성공한 외부 FA 영입임을 입증했다.
1. 장원준(2015년 롯데→두산)
2004년 입단해 롯데에서 성장했던 장원준은 2014시즌을 마친 뒤 FA가 되자 두산으로 이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은 두산과 장원준에게 행복이란 결과물로 다가왔다. 장원준은 두산의 선발로 30경기에 등판해 12승12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했다. 4년간 84억원이란 거액에는조금 못미치는 활약으로 보였는데 그의 진가는 포스트시즌에서 드러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까지 4경기에 나와 3승을 챙기면서 니퍼트와 원투펀치로 한국시리즈 우승에 큰 역할을 했다. 올시즌도 마찬가지. 15승 6패, 평균자책점 3.32로 활약한 장원준은 NC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서 NC의 에이스 해커와 맞대결을 펼쳐 8⅔이닝 동안 10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좀처럼 외부FA 영입을 하지 않았던 두산이 엄청난 액수를 들여 장원준을 데려온 장원준은 그야말로 '우승 청부사'였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