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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우규민(32)의 미국 메이저리그행은 현실성이 있는 시나리오일까.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 거취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대어급들이 많아 국내 잔류와 해외 진출을 놓고 고민하는 선수들이 많다. 그런 가운데 이전부터 미국, 일본 무대 진출을 꿈꿔왔던 양현종, 김광현, 차우찬, 최형우, 황재균 등 소위 말하는 '빅5'외에 잠수함 우규민도 메이저리그의 관심을 받았다. 18일 미국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들 6명에 대한 신분조회를 요청해왔다. 신분조회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해외 선수 영입에 관심이 있을 때, 그 선수들이 영입 가능한 선수들인지 확인하는 절차다. 신분조회가 발생했다고 해서, 무조건 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간다고 할 수는 없지만 어찌됐든 이 선수들에 관심이 있는 구단들이 있다는 게 확실해진 상황이다.
그렇다면 진짜 갈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관심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우규민의 의지가 중요할 듯 하다. 메이저리그 사정에 밝은 관계자들의 설명에 따르면, 미국은 우규민을 불펜 요원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국에는 많이 없는 언더핸드 투수이기에, 생소함을 무기로 삼을 수는 있지만 선발로 긴 이닝을 소화할 투수로는 보기 힘들다는 뜻. 만약 우규민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다면 중간 원포인트 역할이 유력하다.
그런데 낯선 곳에서 뛰던 중간 원포인트 투수를 영입하는데 큰 돈을 지불할 메이저리그 팀은 없다. 검증이 안됐기에 계약기간은 1~2년이 될 것이고, 금액도 총액 300만달러 정도가 최대치가 될 수 있다. 계약 규모가 줄어들면 선수에 유리한 조건들을 계약 조건에 삽입하기도 힘들어진다. 오히려 한국 구단과 4년 계약을 맺는게 경제적, 심리적으로 안정적일 수 있다.
결국, 우규민의 도전 정신이 그의 앞으로의 계약 향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저렴한 가격에, 생소한 불펜 자원을 영입하고픈 메이저리그 구단은 분명히 나올 가능성이 있다. 우규민이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그의 미국행은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일단 우규민은 원소속구단 LG 트윈스와도 수차례 만나 생각을 나누는 등 국내팀들의 제안에도 귀를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