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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년만에 축제의 현장 시카고, 5백만명 모였다

노재형 기자

기사입력 2016-11-05 09:50


제이슨 헤이워드, 크리스 브라이언트, 덱스터 파울러, 앤서니 리조 등 컵스 선수들이 카퍼레이드에서 거리를 향해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AFPBBNews = News1

108년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시카고 컵스가 5일(이하 한국시각) 시카고 시내에서 감격적인 축하 행사를 가졌다.

지난 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월드시리즈 최종 7차전을 승리하며 4승3패로 역전 우승한 컵스 선수들은 이날 시카고 시내를 돌며 카퍼레이드를 펼치고 따로 마련된 행사장에서 팬들과 축승식을 열었다. 홈구장 리글리필드 주변과 레이크 쇼어드라이브, 중심가 등 시카고 시내 전지역이 컵스의 우승 기쁨을 만끽하려는 팬들로 가득 찼다. 시카고 당국에 따르면 이날 축하 행사에 나온 컵스 팬들은 약 500만명. 대부분 컵스의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우승을 뜻하는 'W'가 새겨진 깃발을 흔들며 축제를 즐겼다.


우승 축하 행사가 열린 그랜트파크에 모여든 컵스 팬들. 시카고 당국은 이날 축하 카퍼레이드와 축승식에 약 500만명의 시민이 참가했다고 밝혔다. ⓒAFPBBNews = News1
컵스 스태프와 선수단 모두 기쁨을 만끽했다. 조 매든 감독은 "나는 잠시 야구장으로 다시 돌아온 것 뿐인데, 매일밤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지는 파티를 이전에 경험한 적이 없고, 거리로 나가 팬들 모두와 대화하면서 나눈 열정을 이전에 겪은 적이 없다. 이것은 다르며 매우 특별하고 거대하고 편안하고 따뜻하다. 당연한 것 아니겠는가. 팬들에게 축하한다고 말해주고 싶고, 또한 인내심 있게 오랫동안 기다려 준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며 소감을 밝혔다.

매든 감독의 말대로 컵스 팬들은 무려 108년을 기다렸다. 1908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멤버는 모데카이 브라운, 조 팅커, 쟈니 에반스, 프랭크 챈스 등 당대 최고의 선수들이었다. 지금은 앤서니 리조, 애디슨 러셀, 크리스 브라이언트, 존 레스터, 벤 조브리스트 등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우승의 영광을 품에 안았다.

톰 리케츠 컵스 회장은 "마이너리그를 찾을 때마다 선수들에게 언젠가는 영웅이 될 수 있다고 말해준다"면서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루는 순간 필드에 있는 모든 컵스 선수들은 단지 시카고의 야구 선수가 아니라 시카고의 야구 전설이 될 것"이라며 선수들을 치하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전 11시 40대의 버스에 나눠 탄 컵스 선수들과 가족들은 리글리필드를 출발해 한 시간 동안 카퍼레이드를 가졌다. 카퍼레이드는 레이크 쇼어드라이브를 지나 남쪽으로 미시간애비뉴를 거쳐 다시 북쪽으로 이동하는 코스였다. 미시간 애비뉴를 지날 때 제이크 아리에타는 "사람들의 규모를 보고 마음이 두근거리고 터질 것만 같았다"며 몰려든 인파에 놀라움을 표했다. 카일 헨드릭스는 "생각했던 것보다 많은 팬들이 왔다. 너무나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계속해서 우승하고 싶다"며 감격해했다.

이날 시카고 시내 직장과 학교는 대부분 임시 휴일을 선언했고, 중심가는 교통이 일제히 통제됐다. 퍼레이드 행렬이 그랜드파크에 도착하자 무대에 마련된 대형 스크린에는 컵스의 올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하이라이트 영상이 흘러나왔다.


테오 엡스타인 단장이 그랜트파크에 마련된 축승식 행사장에서 모여든 군중을 향해 축하 연설을 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지난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 단장 시절 '밤비노의 저주'를 푼데 이어 이번에 '염소의 저주'를 푼 테오 엡스타인 사장은 "108년만이라니, 정말 말도 안된다. 컵스라는 팀에 대한 108년간의 지지와 인내, 사랑이 이틀전 클리블랜드에서 벌어진 일들을 기다렸다. 난 여기에 5년전에 와서 여러분들에게 요청했다. 5년간 여러분들을 통해 많은 것들을 해왔다. 100명의 선수가 나갔고, 필요한 선수를 데려왔고, 결코 들어보지도 못한 선수들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최근 3년 연속 우리는 선발 로테이션의 40%를 트레이드하기도 했다. 드래프트를 지켜봐 달라고 했고, 마이너리그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여러분들은 우리와 함께 했다"며 팬들을 향해 감사의 메시지를 전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앨버트 알로마 주니어가 카퍼레드 도중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들고 기쁨을 전하고 있다.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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