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가 천신만고 끝에 2패뒤 1승을 따내며 벼랑끝에서 한숨을 돌렸다. LG는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NC를 상대로 연장 11회 접전끝에 2대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차전과 2차전 패배 이후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1승2패를 기록하게 됐다. 승부는 25일 4차전으로 이어진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장승부였다. 잘 해서 명승부가 아니라 서로에게 승리를 억지로 던지는 졸전이 하염없이 이어졌다. 결국 LG가 진흙탕 싸움에서 승리를 쟁취했다. 보는 내내 답답함에 속이 타는 경기였다. 양팀 투수들의 부담감을 여실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4사구가 난무했다. NC는 포스트시즌 통산 한경기 최다 볼넷(13개)을 허용했다. 양팀 합쳐 포스트시즌 한 경기 최다 4사구 신기록(25개)이었다. LG 이천웅은 이날 4개의 볼넷과 1개의 사구로 포스트시즌 한경기 개인최다 4사구 신기록(종전 4개)을 경신했다. 혼돈의 마운드, 답담한 타선이 쭈욱 이어졌다. 수많은 찬스에도 양팀은 시원스럽게 점수를 내지 못했다. LG는 상대가 허물어지는 상황에서도 입에 넣어주는 득점을 자꾸만 내뱉었다. NC는 LG가 도망가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양팀은 29개의 잔루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경기 최다잔루 신기록도 만들었다. LG는 17개의 잔루로 역대 포스트시즌 한경기 한팀 최다잔루타이.
LG는 1회말 선취점을 냈다. 1번 문선재 볼넷, 2번 이천웅 볼넷으로 무사 1,2루. 이후 박용택과 히메네스가 범타와 삼진으로 물러난 뒤 5번 오지환의 볼넷 이후 2사만루에서 6번 채은성이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했다. LG가 1-0으로 앞서 나갔다.
이날 LG는 '만루 징크스'를 앓았다. 1회 2사만루, 2회 2사만루, 3회 1,3루, 4회 2사만루, 6회 2사만루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LG는 8회에도 결정적인 무사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했다.
1-1로 팽팽하던 8회말 선두타자 1번 문선재가 NC 4번째 투수 원종현에게 강습타구를 날렸다. 원종현의 다리를 맞고 3루쪽으로 흐른 볼은 내야안타가 됐다. 이후 NC는 통증을 호소하는 원종현을 내리고 이민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민호가 흔들렸다. 2번 이천웅 몸에 맞는 볼, 3번 박용택 몸에 맞는 볼. 천금같은 무사 만루.
4번 히메네스의 타구는 3루수 정면타구. NC 3루수 박석민이 3루를 찍고 홈으로 뿌려 3루주가 문선재가 홈에서 태그아웃됐다. 이후 또다시 2사만루 찬스를 잡았지만 6번 채은성의 타구는 나성범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LG는 선발 류제국이 5⅔이닝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한뒤 정찬헌-진해수에 이어 7회 2사후 소사가 마운드에 깜짝 등판했다. 지난 21일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소사는 이틀을 쉬고 구원등판해 1⅔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LG 벤치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장면이었다.
잠실=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