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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1패 탈락. 도전은 멈췄지만 KIA 타이거즈의 가을은 아름다웠다.
개막 전 예측에서 KIA는 하위권 후보였다. 특별한 전력 보강도 없고, 선발 투수들의 이름값을 제외하면 돋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 내부 FA였던 이범호를 잡은 것이 유일한 지출이었다. 지난해 결국 7위로 시즌을 마쳤던 것도 작용했다.
어쩌면 당연한 예측이었다. 구단 내부에서도 가능성은 '반반'으로 봤다. 어떻게든 가을 야구에 진출해 큰 무대 맛을 본다면, 최고의 성공이었다. 냉정히 말해 우승 전력이 아닌 팀이 꿈꿀 수 있는 가장 적절한 목표다.
선수들은 하위권 평가에 자존심도 상했다. 결국 평가를 뒤집을 방법은 결과로 증명하는 것 뿐이다. 5위로 포스트시즌 마지막 티켓을 손에 넣었을때 비로소 안도할 수 있었다.
양현종은 "하위권으로 예상됐을 때 당연히 기분 좋지 않았다.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순위가 정해진 것처럼 보는 것이 좋을리 없다. 그런 예상과 예측을 깨고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달려왔다. 우리 팀이 올해 긴 연패나 바닥으로 떨어지는 시기 없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다 감독님, 코치님들이 우리를 잡아주셨기 때문이다.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낸 기회라 보람도 있고, 자신감과 자존심도 생긴다"고 했다.
끝내 5위의 불리함은 뒤집지 못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다. 김기태 감독은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우리 지더라도 떳떳하게 지자. 품위를 잃지 말고 지자"고 이야기 했다. 주장 이범호도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고 광주로 내려가자"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공이다. KIA는 LG와 마지막까지 치열한 명승부를 펼치며 포스트시즌 서막을 성대하게 열었다.
이번 가을 KIA가 꾼 달콤한 꿈은 여기까지. 그러나 올 시즌 얻은 소득은 분명하다. 비관적인 예측을 뒤집은 힘, 함께 싸운 전우로서의 동지애. 더 강해진 호랑이 군단의 2017년을 기대하는 이유다.
잠실=나유리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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