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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대전구장에서는 두산 외국인선수 니퍼트와 한화 외국인선수 카스티요가 선발 맞대결을 했다. 이날 한화는 9회 믿기힘든 뒤집기로 9대8, 신승을 따냈다. 선발이 승패를 결정짓지는 못했지만 리그를 대표하는 두 파이어볼러는 화려한 스피드쇼를 펼쳤다. 올시즌 리그를 장악하고 있는 니퍼트의 직구는 '통'하고, 가장 빠른 볼을 뿌리는 카스티요의 직구는 '불통'이다. 그 이유는 뭘까.
둘은 빠른 강속구가 무기다. 니퍼트는 KBO리그에서 가장 위력적인 직구를 던지는 투수다. 150㎞를 뛰어넘는 빠른볼로 2011년부터 6년간 두산의 에이스, 리그를 대표하는 우완투수로 군림해왔다. 이날 최고구속은 153㎞. 카스티요는 KBO리그에서 가장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중 한명이다. 159㎞를 스피드건에 찍은 적도 있다. 이날은 157㎞의 최고구속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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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퍼트의 올시즌 직구 평균구속은 147.2㎞, 카스티요의 직구 평균구속은 152.1㎞다. 리그 평균(141.1㎞)을 크게 상회한다. 빠르기로만 본다면 카스티요가 니퍼트보다 5㎞ 가까이 앞서 있다. 문제는 제구다. 그 차이를 야기하는 가장 큰 원인은 투구 매커니즘과 밸런스다.
니퍼트는 큰 키(2m3)에서 내리찍는 스타일이다. 볼을 좀더 앞까지 끌고 내려오면서 뿌린다. 상대 타자들은 히팅포인트를 찾기가 그만큼 어렵다. 타자가 볼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 즉 투수의 손에서 공이 벗어나는 순간을 체크하는 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
카스티요(1m89) 역시 하드웨어는 훌륭하다. 문제는 상체 위주로 볼을 뿌리는 스타일에 있다. 주로 외국인 투수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런 스타일은 일반적으로 다른 건 몰라도 제구는 더 뛰어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하지만 카스티요는 볼을 놓는 지점이 볼을 던질때마다 매번 달라진다. 투구에 일관성이 떨어진다. 이때문에 제구가 불안정하다.
니퍼트는 직구와 궁합이 맞는 다양한 변화구(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도 섞어 던진다. 카스티요는 억지로 변화구(슬라이더, 체인지업) 구사비율을 높였지만 이 역시 제구가 안돼 애를 먹고 있다.
올시즌 38승을 합작한 두산의 외국인투수 듀오(니퍼트 21승+보우덴 17승). 12승에 그친 한화의 외국인투수(로저스 2승, 카스티요 6승, 서캠프 2승, 마에스트리 2승). 선두 두산과 8위 한화, 두 팀의 명암이 갈릴수 밖에 없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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