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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서동욱(32)은 '반전'의 중심이었다.
지난 4월 넥센이 '조건 없는' 무상 트레이드로 서동욱을 KIA로 보냈을때, 누구도 큰 활약을 기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적 첫 타석에서 시원한 홈런포를 날리며 반전을 예고한 서동욱은 올해 KIA의 2루 빈자리를 잘 채웠다. 123경기 119안타 16홈런 67타점 타율 0.291. 경기 출전수와 홈런, 안타, 타점 등 모든 기록이 서동욱 인생의 최고 수치다. KIA에서 프로에 데뷔했지만 곧장 트레이드 되어 LG, 넥센에서 '만년 백업맨'으로 뛰었던 그가 KIA의 조커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서동욱 혼자 시즌 전체를 이끌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냉정히 하위권, 꼴찌 후보로까지 평가 받았던 KIA가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보는 5강 싸움까지 하게 된 것은 그의 도움도 있었기 때문이다. 풀타임을 주전으로 뛰어본 적이 없어 여름 무더위에 살이 빠지면서 체력적 어려움을 호소했지만, 경기를 거듭하면서 오히려 약점을 극복했다.
그런데 시즌을 잘 달려온 서동욱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놓였다. 급성 맹장염으로 지난 26일 수술을 받은 것이다. 광주 수완병원에서 수술을 받았고 현재 몸조리 중이다. 맹장은 흔하게 생길 수 있는 증상이다. 기술 발달로 수술도 훨씬 간단해졌고, 회복도 며칠 내에 가능하다. 하지만 운동 선수는 또 다르다. 꿰맨 부위가 회복되는 시간이 소요된 후 다시 운동할 수 있는 몸상태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
김기태 감독은 "동욱이 자신도 많이 마음 아파 하더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일단 엔트리에서 제외된 열흘은 휴식을 주고 이후 회복 경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쓸 수 있는 전력을 전원 가동해야하는 KIA는 서동욱의 건강한 복귀를 기다린다. 그러나 무리할 수는 없다. 복귀까지 예상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경우, '공신'인 서동욱이 정작 피날레를 밟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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