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가 가라 5강?'
치열한 순위 싸움은 지켜보는 팬들을 즐겁게 한다. 하지만 현장 선수단은 죽을 맛이다. 하루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뀐다. 해 뜨는 게 무섭다고 한다.
치고 나가지 못하는 3팀
30일 경기를 앞두고 4위는 KIA, 5위는 LG였다. 그런데 하루 만에 순위가 SK-KIA-LG 순으로 변경됐다.
좀처럼 분위기 파악을 할 수가 없다. 사실 오랜 시간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SK가 타선의 부진으로 침체기를 맞으며 성적이 떨어졌다. 이 사이 LG가 무섭게 치고 올라왔다. 보통 이런 분위기 속에 순위가 바뀌면 그 기운에 오래 가기 마련. SK가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SK가 KIA와의 맞대결에서 에이스 김광현의 역투로 승리하며 다시 반전 분위기를 만들었다.
5위까지 가을야구를 할 수 있다지만, 불리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조건을 생각하면 사실상 목표는 4위다. 그런데 주도권을 잡은 3팀 중 어느 한 팀도 확 치고 나가지 못하고 있다. SK는 중요했던 맞대결 승부에서 승리를 거두며 KIA의 기를 꺾었고, LG는 바쁜 가운데 2연패를 당하고 말았다.
결국 4위 싸움 승자가 되려면 자신들의 단점을 최대한 커버해야 한다. SK는 홈런 아니면 이기기 힘든 팀 컬러가 만들어지고 있다. 모 아니면 도다. 30일 KIA전도 최 정의 연타석포가 컸다. 하지만 홈런이 터지지 않으면 무기력한 경기가 나온다. KIA는 양현종, 헥터 노에시가 선발 등판하지 않는 경기 승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진다. LG는 잘해주던 젊은 선수들이 체력, 정신적으로 최근 급격하게 페이스가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롯데, 삼성도 아직 희망 있나?
6위 LG와 7위 한화 이글스는 3경기 차이다. 그 밑으로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가 6위와 4경기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롯데와 삼성은 30일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롯데는 LG를 제압하며 중위권팀들과 승차를 줄였다. 삼성도 넥센 히어로즈를 꺾었다. 롯데와 승차가 없다.
그렇다면 한화, 롯데, 삼성도 아직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아도 될까. 현장에서의 의견은 반반이다.
먼저 힘들다는 의견이 있다. 잔여 경기수가 30경기 안쪽으로 남은 시점에 3~4경기 승차는 충분히 좁힐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이 팀들의 전력과 분위기를 봤을 때 이 승차를 줄이는 게 쉽지만은 않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위권 뿐 아니라 선두권도 아직 순위가 확정되지 않아 치열하게 싸워야 하는 만큼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없어 연승을 이어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 한화부터 삼성까지 전력상 확실한 아킬레스건들이 있다는 것도 걱정거리. 한화는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떨어져나가고 있고, 롯데는 뭔가 선수단 분위기가 처지고 있다. 강민호 공백이 악재다. 삼성은 외국인 선수들이 시즌 내내 골칫거리다.
그러나 아직 이 팀들이 중위권 싸움 판도를 바꿀 잠룡이라고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A팀 감독은 "이 팀 중 1팀 정도는 충분히 긴 연승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며 "5연승 정도만 해도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