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 KIA 타이거즈 마운드는 바람 잘 날 없다. 양현종-윤석민-헥터-지크-임준혁 '5선발 체제'는 금세 무너졌다. 불펜도 임창용이 합류하기 전, '붙박이' 마무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곽정철과 심동섭, 한승혁, 김진우 등이 모두 부상을 당했다.
올 시즌 그가 찍은 직구 최고 스피드는 151㎞다. 4월29일 광주 두산 베어스전에서 9회 1사 이후 등판, 150㎞가 넘는 강속구를 내리꽂았다. 이는 프로 데뷔 이후 그가 던진 가장 빠른 공. 그는 "마무리훈련과 전지훈련 때 파워업 훈련에 매진했다. 바벨을 들면서 힘을 키웠다"며 "기술적인 변화도 있었다. 투구폼을 건드린 것은 아니지만 뒷다리가 일찍 무너지고 중심이 왼쪽으로 쏠리는 것을 고쳤다. 투구 밸런스에 신경 썼는데, 이대진 코치님의 도움이 컸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그는 151㎞에 집착하지 않고 있다. "오직 공 끝과 움직임이 좋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건희는 "스피드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묵직하게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구위가 좋다는 말이 나온다"면서 "직구가 잘 들어가니 변화구도 먹히는 것 같다. 예전과 달리 마운드에서 여유도 생기더라"고 했다.
다만 최근 흐름이 좋지 않다. 지난 16일 kt를 만나 2⅓이닝 7실점(5자책)하며 부진했다. 1회 나온 야수 실책이 그를 흔들었고,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도 많았다. 또 21일 광주 LG전에서도 3이닝 7안타 4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팀은 그가 5회까지 버텨주지 못하니 경기를 풀어가는데 애를 먹고 있다.
홍건희는 인터뷰에서 "선발로서 모든 걸 다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양현종 형처럼 완투도, 완봉도 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그는 "프로에 와서 늘 선발이 목표라고 밝혀왔다. 짧게 던지는 불펜이었지만 선발 기회가 오면 꼭 그 기회를 잡겠다는 생각이 분명했다"며 "처음 보직이 바뀌었을 때는 투구수가 늘어나며 힘이 떨어졌다. 지금은 적응됐다"고 했다. 이어 "시즌 전 우리 팀 선발이 최강이라고 해서 당연히 내 자리가 없다는 걸 알았다. 그러나 야구는 변수가 많은 종목이기 때문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판단해 내 목표를 버리지는 않았다"며 "내가 들어가도 좋은 선발진이라는 얘기를 듣고 싶다. 더 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선 최근 불안한 투구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팀에 힘을 보태야 한다. 홍건희는 "마운드에 올라가 다른 생각은 없다. 1회부터 3회까지 매 이닝 잘 막는자는 생각뿐이다. 나는 (양)현종이 형처럼 에이스가 아니다. 현종이 형은 초반에 실점해도 나머지 이닝을 틀어막는다는 믿음이 있지만 난 아니다. 무조건 1아웃, 1이닝에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
- Copyrightsⓒ 스포츠조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