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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 쓰겠습니다."
2017 신인 드래프트가 22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 호텔에서 열렸다. 고교·대학 졸업선수와 기타(해외 유턴 등) 선수까지 총 938명(고교 692명·대학 223명·기타 13명)이 지원해 10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이날만을 기다린 선수는 물론 부모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 같은 결정은 대승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 리그의 균형적인 발전과 각 구단 전력을 고려해 상위 팀이 'ㄹ 자' 형식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디펜딩 챔피언' 두산은 좋은 선수들을 뽑기가 힘들어졌다. 2라운드부터는 특히 눈 여겨본 선수가 대거 지명돼 고민을 거듭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두산은 이날 '타임'을 3번이나 썼다. 1라운드에서 제물포고 투수 박치국을 호명한 뒤 2라운드가 되자 윤 혁 스카우트 부장이 "타임을 쓰겠다"고 했다. 이후 몇 초간 짧은 논의가 오갔다. 남은 선수를 놓고 긴박하게 저울질을 해야 했다. 그렇게 다시 마이크를 든 윤 혁 부장. 경성대 투수 김명신 이름을 불렀다.
두산 외에도 NC, 삼성 등도 치열한 눈치 싸움을 해야 했다. 영입 리스트에 적힌 선수 이름을 지우기를 반복했다. 이에 반해 kt, LG, 롯데 등은 원하는 선수를 대거 뽑아 만족하는 눈치였다.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었다.
김진훈 kt 단장은 "투수 쪽에서는 마산용마고 이정현을 비롯해 수준급 우완과 장신 좌완 등 선발진 자원을 보강하는 데 주력했다. 야수 쪽에서는 포지션별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유신고 홍현빈 등 야구센스가 좋고 발이 빠른 외야수를 영입해 활기 넘치는 플레이가 기대된다"며 "당초 구상한대로 선수를 지명하게 되어 전체적으로 만족스럽다"고 총평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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