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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용택이 11일 잠실 NC전에서 7회말 통산 2000안타를 치고 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현재 37세인 박용택은 40대 중반까지 현역을 꿈꾸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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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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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이 11일 잠실 NC전에서 개인통산 2000안타 고지에 오른 박용택을 포옹하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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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몇 선택받은 이들에게 주어지는 '레전드' 대접을 받게 될 또 한 명의 선수가 탄생했다.
LG 트윈스 박용택이 KBO리그 역대 6번째로 개인통산 2000안타 고지를 밟았다. 박용택은 지난 11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3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타점을 올리며 개인통산 2000안타를 달성했다. 3회말 우전안타로 1999안타를 친 박용택은 4-2로 앞선 7회말 2사후 우익수 앞으로 흐르는 안타를 터뜨렸다. NC 불펜투수 원종현의 133㎞짜리 한복판 슬라이더를 가볍게 잡아당겨 깨끗한 안타를 날렸다. 경기 후 한 관계자에 따르면 NC 포수 김태군이 볼카운트 2B2S에서 바깥쪽으로 슬라이더를 요구했는데, 살짝 가운데로 몰렸다고 한다.
박용택이 1루에 안착하자 잠실구장 전광판에 2000안타를 알리는 문구가 올라왔고, LG 덕아웃에서는 양상문 감독 등 선수단이 일제히 기립박수를 치며 축하해줬다. 박용택은 올시즌 이날까지 126개의 안타를 쳐냈다. 지난해까지 쌓은 통산 안타수는 1874개. 2000안타를 치면서 이 부문 순위를 8위에서 6위로 끌어올렸다. 대기록을 앞두고 집착이나 부담감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박용택은 8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벌였다. 이 가운데 2안타 이상 친 경기가 6번이나 된다. 타격감이 절정이다. 보통 의미있는 기록을 앞두고는 컨디션이 떨어지기 마련인데 박용택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하다. 그래도 2000안타를 치고 나서 지은 특유의 환한 웃음에는 '뿌듯함'이라고 할까, 뭔가를 이룬 사나이의 기쁨이 담겨 있었다.
역대 2000안타는 박용택이 6번째다. 2007년 양준혁을 시작으로 2008년 전준호, 2012년 장성호, 2014년 이병규, 지난해 홍성흔이 2000안타 클럽에 가입했다. 6명 가운데 5명이 좌타자이고 우타자는 홍성흔이 유일하다. 현재의 상황을 봤을 때 올해 박용택 말고도 2000안타를 칠 수 있는 선수들이 또 있다.
박용택의 팀동료인 정성훈이 가장 근접해 있다. 정성훈은 올시즌 85안타를 쳐 통산 1985안타를 기록중이다. 앞으로 15개를 추가하면 2000안타 클럽에 들어가는데, LG가 43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달성 가능성이 매우 높다.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 역시 올시즌 내 대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올해 110안타를 포함, 통산 1970안타를 만들어낸 이승엽은 앞으로 30안타를 보태면 이 클럽에 가입한다. 팀이 43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부상만 없다면 2000안타 고지에 오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 박한이도 통산 1977안타로 대기록을 목전에 두고 있다. kt 위즈 이진영은 통산 1913안타를 쳐냈는데, 햄스트링 부상이 없었다면 올시즌 2000안타 달성 꿈을 품었을 것이다.
역대 최다안타 기록은 양준혁의 2318안타이다. 이 기록을 넘어 3000안타 클럽을 개설할 후보가 있을까. 2000안타를 돌파한 현역 타자는 홍성흔 이병규 박용택이다. 홍성흔과 이병규는 서서히 은퇴 준비를 해야 할 선수들이다. 그러나 올해 37세인 박용택은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40대 중반까지 현역 주전을 꿈꾸고 있다. 지나친 욕심이라고 해도 도전해볼만한 가치가 있다. 7~8년 더 뛰다면 매시즌 평균 120~130개를 쳐야 3000안타를 바라볼 수 있다.
박용택은 2008년을 제외하곤 매시즌 세자리수 안타를 쳤다. 한 시즌 최다 기록은 2009년 168안타이고,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는 4년 연속 150안타를 돌파했다. 30대 중반을 넘기면서 철저한 자기관리가 부각되고 있다. 통산 타율은 3할5리에 이르고, 올해 역시 150안타와 타율 3할이 유력하다. 여기에 이제는 한 시즌 144경기 시대다. 물론 128~133경기 시대를 살아온 박용택에게 144경기의 페넌트레이스는 앞으로도 힘에 부칠 수 있다. 3000안타는 부상없이 주전 경쟁을 이겨내야 가능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년 이후 박용택의 한걸음 한걸음은 혼자만의 것이 아닐 수 있다. 우리도 3000안타 레전드를 품어보고 싶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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