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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타수 4삼진 먹어서 그런가본데요."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리기 전인 3일 잠실구장. 1루측 두산 덕아웃 앞에서 방송팀이 인터뷰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인터뷰 주인공은 다름 아닌 홍성흔. 홍성흔은 지난달 29일 부상을 털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그리고 대타로 4차례 나섰지만 모두 삼진. 그런 홍성흔이 인터뷰를 하자 김태형 감독이 흥미로웠나보다.
그러면서 홍성흔을 향해 손바닥이 보이게 두 팔을 들어보이며 의문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자 돌아오는 홍성흔의 대답이 걸작.
홍성흔 : 4타석 다 삼진 먹어서 그런가봅니다.
순간 덕아웃에 웃음이 터졌다. 2일 LG전 두산이 크게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대타 홍성흔이 몸쪽 깊숙한 볼성 공에 스탠딩 삼진을 당했는데, 김 감독은 당시 웃으며 가벼운 어필을 위해 심판쪽으로 나갔었다. 그 장면이 떠올랐는지,
김태형 감독 : (나갔는데) 도저히 항의할 분위기가 아니더라고. 도저히 항의를 할 수가 없었어.
그렇게 김 감독이 취재진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홍성흔쪽으로 다가갔다. 그러자 조용하게 말하던 홍성흔의 목소리 데시벨이 올라간다.
홍성흔 : 우리 김태형 감독님이….
이 모습에 김 감독의 웃음이 뻥 터진다. 이에 질세라
김태형 감독 : 나 인터뷰 하는 동안 네가 내 욕할까봐 계속 귀를 열어두고 있었어.
이 말에 홍성흔도 항복 선언을 했다. 홍성흔이 더운 날씨에 인터뷰를 마치자 후배 유희관은 "선배님, 오랜만에 인터뷰 하시느라 힘들었다"며 수건으로 얼굴 땀을 닦아준다. 잘되는 집은 뭘 해도 분위기다 좋아 보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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