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오나 노력이 늘 성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한화 이글스 우완 선발 송은범의 2016시즌 전반기가 꼭 그랬다. 강한 의욕을 앞세워 열심히 준비한 채 임했지만, 결과는 초라했다. 아직 후반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실패'라고 규정할 순 없지만 어쨌든 무척이나 저조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보낸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송은범의 후반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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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범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 전반기 마지막으로 등판했다. 선발로 나와 3회까지는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하지만 2-0으로 앞선 4회말 갑자기 난타당하기 시작했다. 결국 송은범은 3실점하고 1사 만루 상황에서 심수창으로 조기 교체됐다. 또 선발 투수 승리의 기준점인 5회를 버티지 못한 것이다. 심수창이 2명의 주자를 더 홈에 들어가게 하면서 송은범의 이날 자책점은 5점이 됐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패전은 모면했다는 것.한화는 2-5로 뒤지던 5회초 3점을 뽑아 동점을 만들었고, 8회에는 로사리오의 결승 2타점 적시 2루타가 나와 7대5로 승리했다.
문제는 송은범의 부진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것. 이미 지난해에도 송은범은 멀쩡히 잘 던지다가 갑자기 제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는 현상을 자주 겪었다. 13일 LG전도 마찬가지였다. 3회까지 무실점을 기록하고 있었다. 점수도 1회부터 뽑아 2-0으로 앞서던 상황. 그런데 4회가 되자 또 갑자기 무너졌다.
송은범 스스로도 답답할 듯 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강한 투지를 보이며 훈련에 매진해왔는데 지난해아 달라진 게 없기 때문. 송은범은 지난해 전반기에는 총 15경기(선발 8회)에 나와 1승5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7.55를 기록했다. 올해도 지난해의 성적과 거의 비슷하다. 그나마 평균자책점이 2점 가량 줄어들었다는 건 의미가 있다.
결국은 심리적인 요인으로 보인다. 부상도 없고, 투구 밸런스도, 구질도 다들 좋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막상 실전에서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한화는 결국 후반기에도 고전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송은범 스스로도 후반기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만 실추된 명예를 되찾을 수 있다. 쉽지 않지만, 꼭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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