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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마감을 앞둔 2016 시즌 프로야구. 혼돈의 중위권 경쟁이다. 가을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는 팀은 딱 5팀 뿐. 분위기상 1위 두산 베어스, 2위 NC 다이노스는 티켓 예약을 마쳤다고 봐야한다. 공동 5위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와의 승차를 7경기로 벌린 3위 넥센 히어로즈도 안정권이다. 그렇다면 남은 자리는 2개. 다가올 후반기 중위권 순위 싸움의 최대 변수는 무엇일까.
SK를 4강으로 인정해야 하나?
넥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것은 4위 SK 와이번스 야구를 논하기 위해서다. SK는 5위 KIA, 롯데에 2.5경기 차이로 앞서있다. 무서운 방망이 화력으로 치고 올라가다, 지난 주중 한화 이글스에 2연패를 당하고 주말 kt 위즈에 위닝시리즈를 내주며 주춤했다.
SK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B팀 감독은 "SK는 아직 확실한 상위팀으로 보기 힘들다. 팀 컬러 때문이다. 방망이로 흥하는 팀은, 방망이 때문에 추락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아직 안정감이 떨어진다"고 냉정한 평가를 했다. SK는 정의윤, 최승준 등 중심 거포들이 터질 때는 매우 무서운 팀이 되지만, 타격이란 것은 사이클이 있다. 어떤 선수라도 1년 내내 꾸준한 경기력을 이어가지 못한다. 또, 타격은 한두명의 선수가 번갈아가며 잘치고, 부진한 게 아니라 팀 타선 전체가 그 흐름을 같이 할 때가 많다. 불펜의 힘이 부족하다고 평가할 때, 연승을 할 수도 있지만 연패도 가능한 팀이 SK라는 뜻이다. 넥센 스타일과 상반되는 부분이다.
물론, SK가 순항할 것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C팀 감독은 "선수 구성을 보라. 그 멤버로 지금의 순위 싸움에서 밀리면 안된다. 시즌 초반 애를 먹었지만, 언젠가는 정상 궤도에 들어올 팀이었다"고 말했다. 선발진이 큰 변수다. 김광현이 부상을 털고 돌아오고, 새 외국인 투수 브라울리오 라라만 적응을 마치면 SK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을 갖출 수 있다. 선발이 강하면, 타선의 기복도 어느정도 상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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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이다.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이 있는데, 삼성 라이온즈에는 이 말이 해당되지 않는 듯 하다.
삼성은 10일 한화 이글스에 패하며 꼴지가 됐다. 삼성 창단 이후, 80경기를 치른 시점 최하위가 된 건 처음이다. 지난 다섯 시즌 동안 정규시즌 모두 우승을 차지하고, 한국시리즈 4연패를 했던 강팀 삼성이 하루 아침에 이렇게 몰락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물론 박석민, 야마히코 나바로 주포들의 공백이 있었고 윤성환과 안지만도 시즌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 마무리 임창용도 없다. 그렇다고 이렇게 속절없이 추락할 팀은 아니었다.
결국 외국인 선수들이 발목을 잡았다. 제대로 된 선수가 없다. 타자 아롬 발디리스는 최근 아킬레스건 부상을 털고 돌아와 어느정도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그동안의 공백과 떨어지는 위압감을 생각하면 속이 탄다. 발디리스는 뛰기라도 한다. 투수들은 더 답답하다. 앨런 웹스터는 종아리 부상으로 교체 위기에 처했다. 콜린 벨레스터의 대체 선수로 온 아놀드 레온은 딱 1경기 던지고 후반기 복귀가 가능하단다.
결국, 삼성의 경우 후반기 외국인 선수들이 정상적으로 경기에 뛰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야구는 흐름과 분위기 싸움이다. 이렇게 힘없이 최하위로 떨어진 선수단에 '우린 안된다'라는 생각이 퍼지기 시작하면 지금보다 더 좋지 않은 경기력을 보일 수밖에 없다. 현 상황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는 바로 외국인 선수다. 다른 경쟁팀들은 과감한 투자로 외국인 선수 교체 릴레이를 벌이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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