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두박질 삼성, 안쓰러운 최형우의 악전고투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04 10:15


◇지난달 29일 부산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7회초 2사 2루 삼성 최형우가 고의4구로 출루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속절없는 추락속에 삼성 최형우가 악전고투중이다.

삼성은 지난 주중 3연전에서 믿기힘든 악몽에 시달렸다. 롯데에 3전전패, 그것도 모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최악의 분위기로 '2강' NC를 만나러 창원(마산) 원정을 갔으나 사흘내내 장맛비가 내렸다. 우천취소로 한숨, 두숨 돌리는 상황이 나쁘지 않다. 전력소모가 컸던 3연전이고, 현재 분위기로 NC를 만나봐야 좋을 건 없다. 팀을 추스리는 것이 시급하다.

삼성의 투타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 선발마운드는 축이 흔들리고, 타선엔 구멍이 숭숭 뚫렸다. 부진과 부상은 전염병처럼 번져 있다.

오직 최형우만 이 모든 악재에서 벗어나 있다. 최형우는 올시즌 삼성 전력의 버팀목이다. 투타 주요지표에서 유일한 톱3다.

최형우는 4일 현재 타율 0.365(1위), 103안타(최다안타 2위), 2루타 27개(1위), 17홈런(4위) 44볼넷(7위), 출루율 0.454(위), 장타율 0.642(3위)를 기록중이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부문에서 출중하다. 최형우는 올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하지만 'FA로이드'로는 설명하기 힘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FA를 앞두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반짝하는 수준이 아니다. 잘했지만 더 잘하는, 갈수록 야구에 대한 이해와 깊이가 무르익는 느낌이다. 수년간 최강 삼성을 지켰던 '부동의 4번타자'였지만 올해는 본인의 모든 기록을 경신할 태세다.

타율 뿐만 아니라 홈런과 타점 부문도 역대 최고였던 지난해(33홈런, 123타점)에 근접하는 수준이다. 주요 타격지표인 OPS(출루율+장타율)는 1.096(전체 3위)으로 생애최고치를 경신중이다. 이전 자신의 최고 OPS기록은 1.074(2014년)다.

최형우의 가치는 건강함에서 정점에 이른다. 75경기에 출전해 전경기 출장을 이어가고 있다. 팀내 전경기 출장은 최형우가 유일하다. FA를 앞둔 최형우는 당당하게 "기록보다는 건강한 몸을 보라"고 말한다. 각 구단 프런트들이 가장 유심히 지켜보는 대목을 간파하고 있다.

삼성으로선 구자욱의 허리부상 결장이 결정적이다. 시즌 초반 최형우, 이승엽과 함께 타선을 이끌었던 구자욱이었다. 재활이 늦어지면서 후반기 복귀가 점쳐지고 있다. 최고참 이승엽이 타율 0.282, 14홈런 61타점으로 훌륭하게 버텨주고 있지만 최형우 홀로 이끄는 타선은 뭔가 매끄럽지 않다.


최형우는 집중 견제를 당하고 있다. 삼성 타선에서 최형우만 피해가면 최악의 상황은 면할 수 있다는 기조가 팽배해 있다. 어쩌다 막다른 길에서 정면승부를 펼칠 때면 심신이 지친 최형우의 방망이가 힘없이 돌때도 있다.

올해 KBO리그 최고의 아이콘 중 하나인 '나테이박(나성범-테임즈-이호준-박석민)' 타선은 혼자가 아닌 여럿이었기에 주목받았다. NC의 기적같은 15연승 원동력이었다. 삼성으로선 부러울 따름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지난달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16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대 kt 위즈 경기 2회말 2사 만루에서 삼성 최형우가 만루홈런을 친 후 그라운드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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