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크엔드스토리]뜨거운 여름, 고척돔이 뜬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03 03:36


고척돔 대형 공조시설. 첨단 냉난방 시스템을 적용했다. 여름철에도 25~28도씨를 유지한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28/

고척 스카이돔이 뜨고 있다. 본격적인 장마, 불볕더위, 후텁지근 무더위. 여기저기에서 프로야구 우천취소가 속출하고 있지만 고척돔은 예외다. 언제나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고척돔의 존재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이 비켜간 곳. 고척돔은 최고의 피서지로도 각광받을 전망이다.

지난달 28일 한화 이글스-넥센 히어로즈전이 열린 고척돔. 경기 1시간 30분전인 오후 5시 덕아웃 온도는 섭씨 2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밖은 섭씨 30도에 육박하는 후텁지근한 날씨였지만 고척돔 내부는 쾌적했다. 이장석 넥센 히어로즈 대표는 올봄 "장마철 뿐만 아니라 여름 더위에 고척돔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했다. 관중들은 땀과 자외선으로부터 안전하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넥센 김하성은 "여름에는 야간경기로 치러지지만 경기시작 3~4시간 전부터 연습을 하게 된다. 한낮 땡볕 아래서 훈련을 하게 된다. 많이 더울 때는 훈련을 축소하기도 하고, 반바지를 입고 타격연습도 하지만 많이 덥다. 선배님들도 고척돔에서는 체력부담이 덜하다고 말씀하신다"고 했다. 일각에선 넥센이 고척돔 어드밴티지를 톡톡히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여름 체력을 아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투수들이 덜 지칠 것으로 내다보는 이가 많다. 홈게임 우천취소가 없어 에이스를 집중 투입하지 못하는 측면은 있지만 잃는 것보다 얻는 것이 많다며 부러운 시선을 받고 있다.

개장 첫 여름을 맞은 고척돔은 특별한 피서공간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하에 수영장 등 시민 여가시설도 자리잡고 있다.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아쉽지만 이동 동선 등에선 세심한 배려가 엿보인다.


◇고척돔내 공기순환 공조기. 고척돔에선 부채질하는 관중을 거의 볼 수 없다. 선선하고 쾌적하다. 고척돔=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16.06.28/
외부보다 섭씨 5도 이상 시원해

고척돔 운영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맡고 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넥센 구단 관계자들과의 협의에서 여름철 실내온도는 섭씨 25~28도로 맞추기로 했다. 여름 기온을 감안하면 대략 5도 이상 시원하다"고 말했다. 고척돔은 상당히 큰 규모이고, 만원관중은 1만7000명, 최대 입장인원도 1만8000명이나 된다. 실내라고 하지만 막상 들어와보면 공간이 엄청나게 커 그냥 날씨가 선선하고 쾌적하다고 느껴진다. 좁은 공간에서 냉방기 등을 가동할 때 우려되는 냉방병 걱정도 없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냉방을 통해 시원함 뿐만 아니라 제습기능도 제공한다. 고척돔 내부는 적정 습도를 유지하고 있다. 더한층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한여름의 경우 외부기온이 섭씨 35도 내외로 치솟는다면 28도 기온이라고 해도 입장하는 순간 상당히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척돔은 경기시작 2시간전, 오후 4시30분(관중 입장시간)부터 냉방을 시작한다. 경기를 시작할 때쯤엔 시원함이 한층 더해진다.

하루 냉방비용 최대 100만원


고척돔은 연면적 8만3476㎡(2만5295평)에 이르는 대형 구조물이다. 냉난방을 위해서는 특별한 시설이 필요하다. 일반적인 에어컨 시스템으로는 어림도 없다. 그라운드용 대형 공조기만 14대다. 여기에 냉기(온기포함)를 만드는 대형 냉방기가 3대다. 고척돔은 에너지효율이 좋은 도시가스를 이용한 가스냉난방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대형 냉방기는 각각 900냉방톤(RT·100평 냉각에 보통 5~9냉방톤 사용됨)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3대를 동시에 가동할 경우 고척돔 실내 온도 1도를 내리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고척돔 규모를 생각하면 급속 냉방이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평소에는 냉방기 1~2대를 잠시 잠시 가동시킨다. 온도를 설정해두면 자동으로 냉방기가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아직 본격적인 더위가 오지 않은 상황이다. 한여름에는 3대를 전부 가동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다. 고척돔에는 예비용 터보냉각기도 2대가 있다. 순식간에 얼음처럼 차가운 바람을 뿜어낼 수 있다. 대단한 불볕더위가 아니면 터보냉각기까지 가동할 일은 없어 보인다.

냉방비용은 우려했던 수준보다는 저렴하다. 전기가 아닌 도시가스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여름철(비수기)에는 도시가스 비용을 꽤 할인받는다. 올해 6월부터 본격적으로 냉방시스템을 가동했는데 하루 6시간 냉방 기준으로 50만~60만원의 냉방비용(가스비용, 전기료 별도)이 발생했다. 한여름에도 100만원은 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옥에 티도 있었다. 이달초 장마로 인한 집중호우에 관중석 일부 천정배관에서 누수가 생기는 불상사도 있었다.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고척돔=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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