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밸런스가 잡혀야 한다."
우규민은 지난 22일 2군에 내려갔다.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둔 후, 거짓말처럼 180도 다른 투구를 했다. 3연패. 3경기 모두 5이닝을 넘기지 못했고, 실점은 모두 5점 이상이었다.
양상문 감독은 제자를 걱정하며, 비를 원망했다. 양 감독은 "허리가 좋지 않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이번에는 허리 문제는 아니다. 큰 이상은 없는 가운데,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졌다"고 말하며 비를 이유로 들었다. 올시즌 유독 우규민이 등판하는 날이면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 공을 던지다 수차례 미끄러지고 허리를 삐끗하기도 했다. 우규민 본인도 "올시즌 두 번 빼고 내가 나가는 날 모두 비가 내렸던 것 같다"며 힘들어했다. 비가 오면 공을 던지는 모든 투수들이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몸에 회전을 더 줘야 하는 언더핸드 투수 우규민의 경우 중심을 잡기가 더욱 힘들어진다. 그리고 속구가 아닌 컨트롤과 제구 위주로 승부하는 우규민의 특성상, 체온을 떨어뜨리고 손끝 감각을 떨어뜨리는 비는 절대 반가운 존재가 아니다.
일단, 2군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고 최근 피칭까지 마친 우규민이다. 양 감독은 "10일을 채우고 회복이 됐으면 한다. 워낙 제구력이 좋은 투수다. 그 능력이 쉽게 사라지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절대 무리하게 올리지는 않겠다. 몸상태가 중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우규민이 선발 로테이션에 있고, 없고는 LG 입장에서 하늘과 땅 차이다. 헨리 소사, 류제국, 이준형 등이 분투하고 있지만 스캇 코프랜드가 부진해 4명의 필승 카드를 맞추기도 힘든 상황이다. LG는 우규민의 몸상태와 투구 밸런스가 하루 빨리 올라오기만을 기도할 수밖에 없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