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이 4월 한 달간 1승4패로 부진을 때 그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지난해 투구이닝에서 비롯됐다.
린드블럼은 지난 시즌 210이닝을 소화하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풀타임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며 '이닝 이터'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그로 인해 올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었다. 그러나 조원우 감독을 비롯한 롯데 스태프는 "구위나 스피드에는 문제가 없다. 공이 높아 장타 등 난타를 당하고 있다"며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린드블럼이 2경기 연속 에이스의 본색을 드러내며 시즌 3승을 따냈다. 린드블럼은 1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6⅔이닝을 2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아내며 8대1 승리를 이끌었다. 6일전 두산전 때보다 한층 강력해진 직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넥센 타자들을 압도했다. 업그레이드된 직구 스피드가 돋보였다. 직구 구속이 최고 153㎞를 찍었고, 150㎞대가 대부분이었다. 주무기인 슬라이더를 결정구로 사용해 삼진을 10개나 잡아내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시즌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전날까지 규정 투구이닝을 넘긴 25명의 투수 가운데 최하위인 6.0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린드블럼은 이를 5.21로 낮췄다. 투구수는 111개였으며, 볼넷은 1개 밖에 내주지 않았다.
1회초 선두 서건창을 초구 147㎞짜리 직구로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한 린드블럼은 고종욱과 김하성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가볍게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어 2회에는 대니돈과 김민성, 채태인을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5타자 연속 탈삼진 행진.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를 고루 섞어던졌고, 과감한 몸쪽 승부와 정교한 코너워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자신감을 배가시킨 린드블럼은 3회에도 박동원 박정음 임병욱을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그러나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난 4회 린드블럼은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좌측 펜스를 때리는 2루타를 허용했다. 150㎞짜리 직구가 바깥쪽으로 정직하게 들어갔다. 그러나 고종욱과 김하성을 잇달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고 대니돈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넘겼다.
린드블럼은 5회 1실점했다. 수비진의 미숙한 플레이가 화근이 됐다. 2사후 박동원을 외야 플라이로 유도했으나, 중견수 아두치가 함께 달려오던 좌익수 김문호와의 충돌을 의식해 공을 잡았다 놓치는 바람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박정음을 볼넷으로 내보낸 린드블럼은 임병욱을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정 훈이 잡았다 놓치는 실책을 범하는 사이 2루주자 박동원이 홈을 밟아 실점을 하고 말았다. 그러나 서건창을 투수 땅볼로 막아내며 추가실점을 면했다. 6회를 12개의 공을 던져 다시 삼자범퇴로 틀어막은 린드블럼은 7회 김민성을 중견수 플라이리, 채태인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린드블럼이 마운드를 지키는 동안 롯데 타선은 1회말 5점 등 6점의 득점지원을 하며 힘을 실어줬다.
경기 후 린드블럼은 "경기 초반 타자들 점수를 많이 내줘 마음 편하게 던질 수 있었다. 오늘은 직구 위주로 승부를 했는데 강민호의 리드가 특히 좋았다. 특별히 컨디션이 좋았던 건 아니지만, 직구 위주로 던지다 보니 공이 평소보다 빨랐던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