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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책 눈 감아준 김태형 뚝심, 인천 드라마 만들다

함태수 기자

기사입력 2016-05-10 22:06


1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KBO리그 SK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두산 유희관과 SK 문승원이 선발 맞대결을 펼쳤다. 3회 두산 김태형 감독이 흔들리는 유희관을 위해 직접 마운드에 올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5.10

두산 베어스가 무서운 뒷심을 발휘하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반 상하위 타선이 고르게 폭발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이 과정에서 수장의 뚝심도 빛났다. 몇 차례나 인내심을 발휘하며 실수한 선수를 바꾸지 않았다.

두산은 10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11대7로 승리했다. 5회말까지 3-7로 뒤졌지만 7회 3점, 8회 3점을 뽑았다. 믿었던 선발 유희관이 4⅓이닝 11안타 7실점으로 강판당했음에도 야수들이 힘을 냈다. 5회부터 나온 윤명준, 진야곱, 정재훈, 이현승 등 불펜의 활약도 좋았다.

사실 경기 분위기는 5회말 SK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야수들이 잇따라 아쉬운 수비를 선보이며 투수를 도와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희관은 3-5이던 5회 선두 타자 고메즈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3루수 허경민 옆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는 타구였다. 이 과정에서 수비력이 아주 빼어난 허경민이기 때문에 처리할 수 있지 않았냐는 말이 현장에서 나왔다. 허경민도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이후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고메즈가 좌익수 박건우가 방심하는 사이 2루까지 내달린 것. 결과는 다급해진 박건우의 송구 실책이 이어지며 무사 3루. 이에 앞서서도 박건우는 4회 정의윤의 타구를 한 번에 포착하지 못하고 놓쳤다. 아주 잘 맞은 타구였지만, 못 잡을 공은 아니었다. 이후 잔상 때문인지 5회에도 아쉬운 수비를 했다. 코칭스태프의 속이 탈 수밖에 없는 장면이다.

하지만 벤치에서 교체 사인은 없었다. 1군 엔트리에 외야수로는 조수행과 정진호, 내야수 자원으로 류지혁과 서예일 있었지만 끝까지 믿고 기용했다. 기본적으로 남은 타석에서 제 역할을 해 줄 것이란 기대가 깔려 있었다. 이는 "진짜 승부는 6월 중순부터"라는 김 감독의 평소 야구관이기도 하다.

기대대로 두 명의 야수들은 타석에서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허경민은 3-7이던 7회 1사 1루에서 좌중간 2루타로 쫓아가는 귀중한 점수를 만들어냈다. 박건우는 9-7이던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선두 타자로 나와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후 김재환의 홈런이 나오면서 점수는 11-7. 만약 박건우가 범타로 물러났다면 김재환의 타석은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다.

그렇게 두산은 긴 연패에서 벗어났다. 우선적으로 경기를 포기하지고 끈질기게 달라붙은 선수들이 칭찬받을 일이지만, 그 뒤에서 김태형 감독의 뚝심도 유난히 빛났다.

인천=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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