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SK불펜 필승조와 추격조의 경계가 무너지다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6-05-02 17:45


◇SK불펜이 갈수록 힘을 내고 있다. 지난달 29일 넥센전에서 SK 마무리 박희수가 팀의 4대3 승리를 확정짓고 포수 이재원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고척돔=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SK 와이번스는 2일 현재 두산 베어스에 3게임 뒤진 2위다. 올시즌을 앞두고 정우람과 윤길현, 정상호가 빠져나갔고 외부수혈은 없었다. 예상못한 선전, 돌풍이다. 그 중심에 건강한 마운드 분업화가 있다. SK불펜은 필승조와 추격조의 경계가 점점 모호해지고 있다. 추격조로 분류된 선수들도 하나둘 구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불펜이 제역할을 해주기 위한 출발점인 탄탄한 선발진,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마무리까지. 삼박자가 척척 맞아 들어간다.

SK는 올시즌 마무리 박희수를 필두로 필승조를 꾸렸다. 박정배와 신재웅, 전유수, 여기에 롱릴리프 채병용이 필승조 멤버다. 추격조는 정영일과 박민호 정도다.

박희수는 10경기에서 1승6세이브로 11⅓이닝 동안 무실점이다. 피안타는 3개에 불과하다. FA 정우람이 한화로 떠났지만 공백은 느껴지지 않는다. 채병용은 1승1홀드 평균자책점 2.45를 기록중이다. 박정배(2승1패3홀드1세, 4.09)와 신재웅(2홀드, 5.06), 전유수(1패, 3.86)도 안정감이 있다.

추격조지만 정영일(1승, 3.86)과 박민호(1패1홀드, 4.50)의 구위도 나쁘지 않다. 추격조는 말그대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추격조라고 부르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승리에 대한 열망이 다소 사그라드는 상황에 자주 나온다. 이 때문에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추격조를 올리면 리드폭이 더 커지는 경우가 꽤 있다. 하지만 SK는 필승조와 추격조의 맨파워 차이가 크지 않다. 벤치의 불펜 운용이 훨씬 다양해 질 수 있다.

올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1위는 두산(2.67)이다. NC가 3.16으로 2위, 넥센이 3.72, KIA가 3.93, SK는 4.00으로 수치상으로는 5위다. 이후로 kt(4.13), 롯데(4.34), LG(4.55), 한화(4.96), 삼성(6.28)이 뒤를 잇고 있다. 팀 평균자책점(선발+불펜)은 두산이 3.08로 1위, NC가 3.63으로 2위, SK가 3.72로 3위다. 삼성이 5.51로 9위, 한화가 5.79로 꼴찌다.

김용희 감독은 "불펜이 잘버텨주고 있다. 시즌에 앞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박희수가 중심을 잡아주고, 채병용도 제 몫을 해준다. 나머지 선수들도 기대 이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모든 것은 선발이 어느 정도 버텨주기 때문에 가능했다. 선발투수가 3이닝, 4이닝 만에 강판되면 불펜에 과부하가 걸릴 수밖에 없다.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체력안배가 안된다면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SK는 김광현(4승2패, 3.03)과 박종훈(3승, 3.10), 세든(3승1패, 3.27), 켈리(1승2패, 3.38), 문승원(2경기 승패없음, 2.61)이 선발로테이션을 책임지고 있다. 문승원은 승은 없지만 두차례 선발등판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좋은 선발야구는 불펜에 여력을 남기고, 불펜은 승리를 지켜낸다. 선순환, 흐름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