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태양 4⅔이닝 교체, '퀵후크'로 볼수없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4-30 21:08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이후 1년. 한화 이글스 이태양이 재활의 성공을 알리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다. 비록 5이닝에 아웃카운트 하나 남은 상황에서 교체됐지만, 이걸 굳이 '퀵후크'의 범주에 넣을 필요는 없다. 승리 요건도 아니었고, 팔꿈치 보호를 위해 투구수도 아껴야 했기 때문이다.

이태양은 지난 4월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4월23일 잠실 두산전에 이은 이태양의 1군 무대 두 번째 선발 등판 경기. 이태양은 확실히 첫 등판에 비해 안정된 투구를 보이며 팔꿈치 수술 이후 재활을 성공적으로 해냈음을 보였다.


◇지난해 4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던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이태양이 4월30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경기에 시즌 두 번째 선발 등판했다. 이날 이태양은 4⅔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 1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비교적 호투하며 성공적인 부활을 예고했다. 삼성 타선을 상대로 역투하는 이태양.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이태양, 재활 후 두 번째 출격 어땠나

이날 이태양은 4⅔이닝 동안 총 69개의 공을 던지며 4안타(1홈런) 1볼넷 1삼진으로 2실점했다. 그러나 2실점이 모두 수비 실책에서 비롯된 비자책점이었다. 3회초 유격수 하주석과 5회초 3루수 신성현의 실책 2개가 아니었다면 충분히 무실점으로 5회를 넘길만 했다. 비록 최고구속은 아직 143㎞에 그쳤지만, 경기 운영면에서는 3⅓이닝 동안 4안타(1홈런) 1볼넷으로 3실점한 지난 두산전보다는 안정돼 있었다. 이날 이태양은 직구 42개(134~143㎞)와 포크볼 12개(124~128㎞), 슬라이더 11개(119~126㎞) 커브 4개(110~114㎞)를 던졌고, 이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43개 볼은 26개였다.

1회초 선두타자 배영섭을 볼넷으로 내보낸 이태양은 후속 박해민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구자욱에게도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4번 최형우의 직선타를 본능적으로 잡아낸 뒤 1루에서 멀어진 구자욱까지 아웃시키며 이닝을 마쳤다.

2회는 삼자범퇴였다. 이승엽을 유격수 뜬공, 발디리스를 유격수 직선타, 조동찬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3회에 실점을 했다. 선두타자 이지영의 땅볼타구를 유격수 하주석이 곧바로 잡지 못하고 한번 놓쳤다가 다시 잡아 던지는 바람에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이어 김재현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됐다. 이태양은 후속 배영섭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2번 박해민에게 우월 2점 홈런을 맞았다. 하주석의 실책으로 비롯됐기 때문에 이태양의 자책점은 아니었다. 이태양은 홈런 이후 구자욱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4회에도 2사 후 발디리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지만, 조동찬을 이날 첫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태양은 선두타자 이지영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후속 김재현에게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이끌어내 주자를 없애고 아웃카운트 2개를 만들었다. 이제 아웃카운트 1개만 더 늘리면 선발 5이닝을 채우는 상황.

'퀵후크'의 범주로 볼수없는 교체


하지만 여기서 또 내야 실책이 나왔다. 배영섭의 타구에 3루수 신성현이 실책을 저지르며 이닝 종료 기회를 날렸다. 여기까지 이태양의 투구수는 69개. 한화 벤치는 이태양을 박정진으로 교체했고, 박정진이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이닝을 끝냈다.

이날 이태양의 교체는 충분히 납득할 만 하다. 김성근 감독이 빈번하게 쓰는 '퀵후크'와는 차원이 다르다. 일단 이태양은 재활 이후 두 번째 등판이라 팔꿈치 보호를 위해 처음부터 투구수에 제한이 있었다. 그래서 첫 등판때는 54구를 던지게 했고, 두 번때 등판에서는 70개 이하의 투구수가 예정된 상황이었다.

또 0-2로 뒤진 상황에서 투구수 69개를 기록한 이태양에게 앞서 홈런을 친 박해민을 상대하게 하는 건 무의미하다. 설령 이태양이 아웃카운트 1개를 더 잡아 5이닝을 채운다고 해도 승리요건을 얻는게 아니기 때문이다. 5이닝을 못채웠다고 해서 이태양의 자신감이 떨어질 상황도 아니다.

무엇보다 박해민을 상대하는 과정에서 투구수가 얼마나 늘어날 지도 알 수 없다. 이 과정에서 팔꿈치에 무리가 발생할 수도 있고, 혹시라도 박해민에게 안타를 맞는다면 오히려 더 큰 데미지가 발생한다. 때문에 이태양의 5회 2사후 교체는 팔꿈치 수술 후 정상적인 복귀 과정의 일환이라고 봐야 한다. 그래서 굳이 이 장면에까지 '퀵후크'의 잣대를 들이댈 필요는 없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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