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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홈런 타자 아닌가."
스포츠조선이 최근 10개팀 단장, 감독, 운영팀장, 주장 등 총 40명을 대상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선수 한 명을 꼽아달라'고 묻자, 대다수가 공통적으로 꺼낸 말이다. 넥센 히어로즈 시절 "다른 스포츠를 했어도 분명 NO.1 선수가 됐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은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운동 센스는 물론 파워가 남다르다는 극찬은 이미 현지에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국내 야구인들도 박병호를 향한 기대감, 성공에 대한 확신을 공유하고 있었다. '무조건 통한다'는 절대적인 믿음을 드러내는 야구인이 17명이나 됐다.
타자로서 정점을 찍은 박병호의 방망이는 미국에서도 타올랐다. 23일 현재 시범경기 13게임에 출전해 36타수 11안타, 타율 0.306에 3홈런 11타점이다. 홈런과 타점은 팀 내 선두. 볼넷이 아직 1개 뿐인 탓에 출루율은 0.333이지만 장타율은 0.611이나 된다. 더할 나위 없는 수치들. 무엇보다 득점권에서 막강한 파괴력을 발휘하는 중이다. 이 때 타율은 0.556이고 장타율이 무려 1.111이다.
A구단 주장은 "박병호가 KBO리그 홈런왕다운 스윙을 해줬으면 한다. 그러면 한국 야구에 대한 가치가 더 올라가지 않겠냐"며 "박병호는 타구의 질 자체가 다른 선수다. 빅리그 선수들도 놀랄 것"이라고 말했다. B구단 단장은 "그저 힘만 좋았던 선수가 매해 정교함까지 갖추게 됐다. 첫 홈런왕에 올랐던 2012년(0.290)을 제외하고 모두 3할 이상 타율을 올렸다"며 "상당히 좋은 성적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병호에 이어서는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공동 2위에 올랐다. 나란히 6표다. 김현수는 "특유의 배트 컨트롤 기술을 발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고, 강정호는 "적응을 완벽히 마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김현수는 시범경기 초반 23타수 무안타에 그치는 등 자존심을 잔뜩 구겼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외야로 뻗는 타구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11일 뉴욕 양키스전 첫 안타를 시작으로 최근 7경기에서 19타수 8안타 0.421의 높은 타율을 기록 중이다. 김현수에게 한 표를 행사한 야구인들은 "정규시즌에서도 지금의 모습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4위는 '출루 기계'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였다. 지난 시즌 후반기 엄청난 성적을 올리며 팀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으로 이끈만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 있었다. 이 밖에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한 이대호가 3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셋업맨 후배 오승환이 2표를 받았다. 류현진의 경우 어깨 수술 여파로 그를 꼽는 야구인이 없었다. C구단 감독의 "모든 선수들이 기대된다"는 투표로 한 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하지만 류현진은 23일 불펜 피칭을 정상적으로 소화하는 등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어 6월께 합류한 뒤 10승 이상도 가능해 보인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올해 가장 큰 활약이 기대되는 선수
박병호 17표
김현수 6표
강정호 6표
추신수 4표
이대호 3표
오승환 2표
모든 선수들 1표
노코멘트 1표
혼전이라 꼽을 수 없다(3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