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 전 롯데 감독, 컵스 유니폼 입은 사연은?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6-03-14 20:34



"새로운 야구 시스템을 접하니 공부가 많이 됩니다."

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전 감독이 미국에서 새 야구 공부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명문 구단 시카고 컵스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말 롯데 감독직에서 물러난 뒤 겨우내 신변 정리를 했다. 그리고 지난 1월 미국 애리조나행 비행기에 올랐다. 국내 팀들의 스프링캠프를 돌며 시야를 넓히고, 영어 공부도 하겠다는 계획이었다. 당초 2달 정도의 일정을 잡고 미국으로 떠났다.

그런데 귀국이 늦춰졌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선진 야구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이 감독은 현지 관계자의 주선으로 애리조나주 메사에 차려진 시카고 컵스의 스프링캠프를 방문할 수 있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식 지도자 연수를 받기 시작했다. 컵스 구단의 호의 속에 정식으로 유니폼을 입고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캠프가 한창 진행중인 가운데, 전혀 인연이 없던 깜짝 인사가 선수들과 동고동락할 수 있다는 자체가 전에 없던 사례다. 이제는 미국에도 잘 알려진 한국프로야구 감독 출신 인사가 열의를 갖고 해보겠다니 컵스 구단도 손을 내밀었다.


이 전 감독은 "정말 운이 좋았다. 야구 공부를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속에 시간을 더 보낼 수 있게 됐다"고 말하며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캠프라지만 훈련 시스템이 정말 좋다. 보고 배울 게 매우 많다"고 말했다.

일단 컵스의 스프링캠프가 마무리될 때까지 이 전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할 예정. 이 전 감독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더 큰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캠프 종료 후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 아예 짐을 챙겨 다시 미국으로 향한다는 생각이다. 컵스 구단과 협의해 시즌 동안 더 전문적인 지도자 연수 과정을 밟기 위해서다. 당장 메이저 무대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기는 힘들지만, 마이너리그 구단에서는 코치로 활약할 수 있다. 이 전 감독은 "타지에서 오랜 시간 홀로 지내는 게 처음이라 힘든 부분도 있지만, 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한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열심히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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