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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초반 KBO리그 출신 타자들의 희비가 갈리고 있다. 시애틀 매리너스 이대호가 시범경기 첫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낸 반면 볼티모어 오리올스 김현수와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는 부진했다.
이대호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피오리아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출전해 안타를 터뜨렸다. 캐나다에 들러 비자발급 절차를 마치고 이날 팀에 합류한 이대호는 7회초 수비때 1루수 애덤 린드의 교체 멤버로 출전했다.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실전에 첫 발을 들여놓은 것이다.
그러나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 해몬드스타디움에서 맞대결을 벌인 김현수와 박병호는 안타를 치지 못했다. 김현수는 3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2~3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서 각각 3타수 무안타로 고전했던 김현수는 이날도 미네소타 투수들을 상대로 안타를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4차례 시범경기에서 13타수 무안타의 부진이다.
첫 타석에서 김현수는 날카로운 방망이 솜씨를 보여 기대감을 높였다. 1회초 2사후 미네소타 오른손 선발 어빈 산타나의 몸쪽 낮은 직구를 잡아당겨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렸다. 상대 2루수가 오른쪽으로 살짝 이동해 잡았지만, 조금만 높게 날아갔다면 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러나 이후 세 타석에서는 모두 땅볼로 물러났다. 3회에는 우완 호세 베리오스에게 1루수 땅볼로 잡혔고, 4회 2사후에는 우완 요만 란다를 상대로 힘없는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팀이 2-12로 뒤진 7회에는 무사 1루서 좌완 테일러 로저스의 2구째 높은 공을 잡아당겼지만, 2루수 땅볼에 그쳤다. 김현수는 수비에서도 한 차례 미숙한 플레이를 보였다. 2-6으로 뒤진 6회말 무사 1,2루서 후안 센티노의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잘못 판단해 놓치면서 2루타를 만들어줘 대량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박병호는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경기에서 시범경기 첫 안타와 타점을 올린 박병호는 이틀 만에 출전해 첫 득점을 올렸다. 이로써 박병호는 시범경기 3게임에서 타율 1할2푼5리(8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게 됐다.
팀이 1-2로 뒤진 2회말 1사후 첫 타석에 들어선 박병호는 볼티모어 오른손 선발 타일러 윌슨을 상대로 2구째를 공략해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땅볼 타구를 날렸다. 볼티모어 3루수 스티브 톨레슨이 타이빙 캐치로 잡은 뒤 재빨리 1루로 던졌지만 공은 뒤로 흘렀다. 박병호는 그사이 1루를 돌아 2루까지 진루하며 찬스를 만들었다. 이어 박병호는 에두아르도 에스코바가 유격수 땅볼을 치는 동안 3루에 진루한 뒤 커트 스즈키의 좌전적시타 때 홈으로 쇄도해 2-2 동점을 만들었다. 시범경기 첫 득점. 박병호는 4회 1사후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완 파커 브리드웰을 상대로 3루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경기에서는 미네소타가 13대2로 이겼다.
시범경기 초반, 3선수 모두 이제 막 적응에 나선 상황이다. 아직은 평가와 예상은 이르다. 그러나 이대호 박병호와 달리 아직 안타를 치지 못한 김현수는 몇 가지 문제점을 드러냈다. 공을 방망이에 맞히고는 있지만, 중심을 빗겨가기 일쑤다. 성급한 승부가 눈에 띈다. 배트스피드를 끌어올리고 공에 대한 적응, 특히 빠른 직구 공략을 위해서는 차분하게 많은 공을 볼 필요가 있다. 벅 쇼월터 감독이 충분히 기회를 주겠다고 한만큼 조급한 마음은 버려야 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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