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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환이 없는 LG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2009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15년까지 통산 701경기에 출전하며 LG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았습니다. 데뷔 첫해였던 2009년과 오른쪽 손목 부상이 있었던 2011년을 제외하면 5시즌 동안 풀타임을 소화했습니다.
유격수 포지션에 안착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고교 시절 투수를 병행했던 오지환은 전문 유격수가 아니었습니다. 2년차부터 1군에서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시행착오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10년 27개를 시작으로 2014년 20개까지 풀타임 시즌에는 매해 20개 이상 실책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15년 그는 0.978의 수비율로 1000이닝 이상을 소화한 리그 유격수 중 가장 안정적인 수비를 뽐냈습니다. 실책은 15개를 기록했습니다. 그를 뒷받침하는 백업 유격수가 사실상 없는 가운데 시즌을 완주하다 보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여름에 실책이 늘어난 감이 있었습니다.
타격도 꾸준한 성장세입니다. 2012년 0.249의 타율을 시작으로 2015년 0.278까지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곡선을 그려왔습니다. 출루율도 지난 4년 간 매해 향상되며 지난해 0.357를 기록했습니다. 11개의 홈런으로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에 복귀했습니다.
주목할 것은 2루타입니다. 오지환은 41개의 2루타를 터뜨려 리그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규모가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좌우중간을 가르는 큼지막한 타구가 많았습니다. 단타로 처리될 수 있었던 타구를 적극적이고 기민한 주루 플레이로 2루타로 만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장타력이 부족한 LG에서 오지환의 2루타는 가뭄에 단비와 같았습니다.
도루는 25개로 팀 내 최다와 더불어 4년 연속 20도루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LG에서 상시 출전하는 주전 야수 중 유일하게 도루가 가능한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2016년은 오지환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입니다. 최근 몇 년 간의 기량 향상을 바탕으로 공수에서 최고의 시즌을 노려볼만합니다. 과거의 이미지에 가려져 저평가 받았던 아쉬움을 털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리그 최고의 유격수라는 큰 꿈을 이루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오지환이 최고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팀 차원에서도 환경이 마련될 것으로 보입니다. LG가 그의 군 입대를 상정해 백업 유격수를 육성한다면 그에게는 오히려 체력 안배의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입니다. 2016년 오지환이 공수에서 어디까지 도달할 것인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용선 객원기자, 디제의 애니와 영화이야기(http://tomino.egloos.com/)>
※객원기자는 이슈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위해 스포츠조선닷컴이 섭외한 파워블로거입니다. 객원기자의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