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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멘탈 스포츠라고 한다.
지난 7일 애리조나에서 가진 자체 청백전에서 2이닝 2안타 1실점에 이어 11일 니혼햄 파이터스와의 경기에서 3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던 고원준은 일본으로 건너와 처음으로 던진 이날 세이부전에서도 3이닝 동안 나름대로 계획했던 투구를 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경기 후 조원우 감독은 "현재 구속이 141~142㎞까지 나오는 것 같은데 제구도 괜찮았고, 몸상태도 좋아 보인다. 시즌에 들어가면 구속은 2~3㎞정도 더 나올 것 같다. 대체로 좋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고원준은 박세웅과 함께 선발진에 합류할 공산이 크다. 조 감독이 고원준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고 있는 이유는 훈련 태도 못지않게 구위와 제구력이 기대만큼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군 입대 전 한때 150㎞짜리 빠른 공을 던지며 각광받으면서도 기량을 펼치지 못했던 고원준은 군 복무를 마친 뒤 한층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멘탈' 부분이다. 조 감독에 따르면 마운드에 올라가서 던지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야구를 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이 확실하게 보인다고 한다. 스포츠에서 자질 자체가 우수한 선수가 정신을 차리면 클래스가 달라진다고 했듯 고원준이 올시즌 많은 기대를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원준은 "주위에서 '철이 들었다. 많이 변했다'고 말씀을 해주셔서 사실 부담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른 것보다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며 "(선발 경쟁이)쉽지 않은 것 같다. 시범경기까지 던져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같이 경쟁하는 선수들 역시 컨디션이 좋아 보인다"며 겸손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만일 고원준이 시범경기서도 지금의 페이스에서 크게 처지지 않는다면 로테이션의 한 자리는 그의 차지가 될 것이 유력하다. 스프링캠프 후반 직구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도 페이스에 맞춰 올려놓은 상태인데다 조 감독을 비롯한 롯데 코칭스태프는 고원준에 대해 완급조절과 제구력의 향상이 눈에 띈다고 입을 모은다.
고원준은 프로 입성 2년차였던 2011년 36경기에서 152⅔이닝을 던지며 9승7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4.19로 향후 에이스로 올라설 가능성을 보인 바 있다.
가고시마(일본 가고시마현)=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