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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베어스가 자랑하는 선발진이 캠프 첫 실전에서 나란히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21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구장에서 오릭스와 연습경기를 치렀다. 당초 20~21일 연이틀 맞대결이 잡혔지만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이날 11이닝짜리 게임을 했다.
장원준, 역시 체인지업!
선발로 나선 장원준은 출발이 불안했다. 1회부터 운이 따르지 않으며 만루 위기에 몰렸다. 선두타자 굥타가 때린 타구는 2루수 오재원 얼굴 쪽에서 뚝 떨어지며 글러브를 맞고 내야 안타가 됐다. 1사 2루에서 니시노 마사히로가 친 타구도 방망이가 부러지며 유격수 쪽으로 느리게 굴러갔다. 2사 1,2루에서 T-오카다에게 던진 몸쪽 직구는 손에서 빠지면서 몸에 맞는 볼. 2사 만루였다. 다행히 6번 오오시로 코우지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기본적으로 공에 힘이 있어 타구가 외야로 뻗지는 않았다.
2회는 순조로웠다. 3명의 타자를 좌익수 플라이, 3루 땅볼, 포수 땅볼로 처리했다.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좌타자에게 고전했지만 우타자를 상대로는 확실히 자신 있게 승부를 펼쳤다. 몸쪽 직구, 몸쪽 슬라이더를 뿌린 뒤 바깥쪽으로 체인지업을 예리하게 떨어뜨려 우위를 점했다. 그리고 이러한 패턴은 올해도 정규시즌에서 큰 효과를 볼 전망이다.
보우덴, 인상적인 퀵모션 1.30
새 외국인 투수 보우덴은 3회부터 마운드에 올라 1이닝 2피안타 1실점했다. 선두 굥타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도루, 폭투로 무사 3루에 놓였다. 이후 오다 유야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는 홈인. 그러나 후속 타자를 범타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투구수는 21개. 이날 보우덴의 직구 최고 스피드는 145㎞였다. 타점이 높은 편이라 위력적이지만 높게 들어오면 여지없이 안타로 이어졌다. 주무기 포크볼은 역시 예리하게 떨어진다는 게 두산 전력분석팀의 평가. 유필선 전력분석팀 차장은 퀵모션에도 주목했다. 그는 "일본 세이부에서 뛴 이력 때문인지 외국인 투수 치고는 퀵모션이 상당히 빠르다. 1루 주자를 놓고 1초30까지 나온다"며 "직구도 지금보다는 4~5㎞ 빨리질 것이다. 낮은 쪽으로 형성되면 된다"고 말했다.
유희관 "생갭다 볼이 잘 간다"
세 번째 투수 유희관도 첫 실전을 무난히 끝냈다. 지난해 리그 토종 투수로는 가장 많은 18승을 수확한 투수답게 안정적이었다. 그는 4회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볼을 연거푸 던졌지만 이내 영점을 잡았다. 1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1볼넷 무실점. 직구, 슬라이더, 싱커를 모두 점검했다. 투구를 마친 유희관은 "처음에는 몸에 너무 힘이 들어가 볼이 많았다. 하지만 힘을 빼면서 안정감이 생겼다"며 "생갭다 공이 잘 간다. 예년에 비해 컨디션이 좋은 상태"라고 웃었다. 오프시즌 7㎏을 감량한 그는 "결과보다 오늘 투구는 과정이 마음에 들었다. 남은 실전에서도 컨디션 조절을 잘 하겠다"고 덧붙였다.
노경은, 홈런 1방. 포크볼에서 희망을
4번째 투수는 노경은이었다. 올해 5선발이 유력한 우완 정통파 투수. 하지만 1이닝 동안 홈런 1방을 맞고 2실점 했다. 생갭다 스피드가 나오지 않은 결과다. 그는 오릭스가 자랑하는 T-오카다를 루킹 삼진 처리하는 등 컨디션이 나빠 보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직구가 141~142㎞에서 형성됐다. 평소보다 4~5㎞ 나오지 않아 실투가 어김없이 장타로 연결됐다. 그렇다고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선수 본인이 "시즌 때까지는 145㎞까지 나올 것이다. 호주 캠프 막바지부터 페이스를 좀 떨어뜨려 놓은 상태"라고 말했다. 두산 전력분석팀도 "포크볼이 예리하게 떨어졌다. 어제 선발 준비를 하다가 우천 취소되며 오늘은 100% 감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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