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케시 KIA 코치 "착한 이홍구 더 강해졌으면 좋겠다"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2-21 08:12


나카무라 다케시 KIA 타이거즈 배터리 코치는 이홍구와 백용환이 롤모델로 삼을만한 포수로 두산 베어스 양의지를 꼽았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후배 이홍구(26)가 주전일까. 선배 백용환(27)을 더 자주 볼 수 있을까.

올해도 KIA 타이거즈 주전 포수는 장충고 선후배인 이홍구와 백용환의 경쟁이다. 차일목이 한화 이글스로 이적하고 베테랑 이성우(35)가 살짝 뒤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승택(22)이 경찰청에서 복귀했고, 루키 신범수(18)가 가세했다. 포수 자원이 제법되는데, '공격형 포수' 이홍구와 백용환이 안방의 주축으로 분류된다. 공격력이 좋은 둘이 번갈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안정적인 수비력을 갖고 있는 이성우가 뒤를 받치는 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한명이 포수, 다른 한명이 지명타자나 대타로 나설 수도 있다.

지난해부터 이홍구와 백용환을 지도해온 나카무라 다케시 배터리 코치(49)를 18일 오키나와 긴구장에서 열린 라쿠텐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 앞서 만나 KIA 포수 얘기를 들어봤다. 지난해 공식 등록명이 '나카무라'였는데, 올해부터 성이 아닌 이름을 내세워 '다케시 코치'로 불린다. 주니치 드래곤즈와 요코하마 베이스타스에서 현역 포수로 뛸 때 애칭이 '다케시'였다. KIA 코칭스태프 사이에서 친근한 느낌을 주는 '다케시 코치'로 불리자, 아예 등록명을 바꾸기로 했다. 다케시 코치는 "한국식 이름이 대부분 세글자인데, '나카무라'보다 세글자인 '다케시'가 더 부르기 편한 것 같아 좋다"며 웃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됐다고 보면 될 것 같다.

포수의 기본 중 기본이 캐칭. 다케시 코치는 "투수가 던진 공을 잘 잡아줘야 편하게 던질 수 있다. 제구가 안 된 공이 바운드가 돼도 잡아주는 게 포수가 할 일이다. 블로킹 능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홍구와 백용환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둘은 '수비'보다 '공격'에 장점이 큰 선수다. 수비력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다. 다케시 코치는 "이홍구와 백용환이 지난해부터 열심히 훈련을 해왔다. 여전히 부족한 점이 보이는데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고 했다. 오키나와에서 진행중인 연습경기에서 몇차례 실수가 있었다. 투수가 연달아 폭투를 했는데, 포수의 블로킹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고, 쉽게 도루를 내주는 경우가 있었다. 다케시 코치는 "실전 초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연습경기에서 이런 실수를 많이 해봐야 정규시즌 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두 선수 모두 더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비면에서 이홍구가 백용환보다 조금 낫다고 평가한다.

둘은 지난 시즌 나란히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경기를 뛰었다. 자연스럽게 경험을 쌓으면서, 포수 노쇠화에 따른 세대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다. 다케시 코치는 이홍구에 대해 "지난해에 비해 여유가 생긴 것 같다. 성격이 여리고 착한 선수인데 운동할 때는 강한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백용환은 이미 군복무를 마쳤다.


삼성과 KIA의 연습경기가 19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렸다. 1회말 무사 1,3루서 3루주자 구자욱이 이승엽의 중견수 플라에 때 홈을 밟고 있다. 오키나와=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6.02.19.
다케시 코치에게 '이홍구와 백용환이 롤모델로 삼을만한 선배 포수를 꼽아달라'고 하자 두산 베어스 양의지를 추천했다. 다케시 코치는 "공수에서 여유가 있고 안정적으로 경기를 끌어간다. 투수 리드 등 여러면에서 일본 포수와 비슷하다"고 했다.

이홍구는 "포수를 공격형 혹은 수비형으로 분류를 하는데, 공격과 수비를 다 잘 하면 좋겠지만, 무엇이든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걸 잘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출전 기회가 온다"고 했다.


최근 몇 년간 포수 포지션 약화로 어려움이 컸던 KIA는 지난해 이홍구와 백용환이 중용되면서 큰 힘이 됐다. 둘이 22홈런-69타점을 합작해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홍구는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6리-48안타-12홈런-39타점, 백용환은 65경기에 나서 2할3푼4리-36안타-10홈런-30타점을 기록했다. 둘 모두 득점 찬스에서 강해 이홍구가 결승타 7개, 백용환이 6개를 때려 팀 승리를 가져왔다. 시즌 후반에 백용환이 4번 타자로 나선 적도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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