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번진 한화 캠프, 전력완성 차질 빚나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6-02-17 15:32


"예방 주사를 맞게 해둘걸…"

뒤늦은 아쉬움의 탄식이 흘러나왔다. 한화 이글스의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는 지금 '독감(인플루엔자) 악재'로 차질을 빚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오키나와 지역의 날씨가 며칠 새 갑자기 추워지는 바람에 독감에 걸린 선수들이 발생했다"면서 "심수창과 김민우 김용주 등이 인플루엔자에 걸린 바람에 결국 연습경기 2개(17일 삼성전, 18일 성균관대전)를 취소했다. 던질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성근 한화 감독.
이는 한화에만 해당되는 일은 아니다. 오키나와 날씨가 급변하는 통에 SK나 삼성 등 다른 구단에도 '독감 경계령'이 내려져 있다. 훈련장 곳곳에 경계 문구가 붙여져 있고, 손 소독제와 구강 청결제가 배치됐다. 감염을 우려해 연습경기 일정을 취소하거나 재조정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사실 오키나와 캠프에서 독감은 매년 심심치 않게 발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생한다. 2014년에도 SK와 한화 캠프에서 독감 환자가 여럿 나왔다. 그래서 일본 프로팀 선수들도 오키나와나 미야자키 캠프에서 독감에 걸리곤 한다. 일교차가 큰 지역 특성에 기인한 현상. 그래서 미리 독감 예방 주사를 맞고 캠프에 가는 등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프링캠프 기간에 발생하는 독감은 팀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미치게 될까. 일단 독감에 걸린 선수들은 확진 판정이 나온 순간 전염을 방지하기 위해 격리돼 치료를 받는다. 그래서 전체 선수단 규모로 확산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 초기에 발병한 3~4명 선에서 더 이상 늘어나지 않는게 일반적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 팀에 손실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훈련량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훈련 일정도 당초와 달라진다. 병에 걸린 선수들은 따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기후의 영향에 의해 언제 새로운 환자가 발생할 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이상 한파가 사라지고, 기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한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나 선수들 모두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하기 쉽지 않다. 결국 훈련의 '밀도'가 줄어드는 악영향이 생긴다.

당장 한화만 해도 두 차례의 연습경기를 취소했다. 오키나와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르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연습경기 때문이다. 많은 팀과 실전경기를 치르며 기량을 재확인하고, 실전감각을 끌어올리는 게 바로 오키나와 캠프의 본래 목적인데, 그 기회가 줄어들었다. 당연히 전력 완성에 차질이 생긴다.

또한 어떤 선수가 독감에 걸렸는 지도 주요 관심사다. 만약 팀의 간판급 선수가 독감에 걸렸다면 팀은 더 큰 손해가 불가피하다. 병에 걸린 기간 만큼 선수의 훈련 페이스가 뒤로 쳐지게 되는데, 그렇게 될 경우 시즌 초반에 페이스 난조를 겪을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그대로 팀 전력에 마이너스 요소가 된다.


현재 한화에서 독감 확진 판정을 받은 선수는 FA로 영입한 심수창과 올해 선발 기대주 김민우, 김용주 등이다. 이들은 분명 올해 팀에서 많은 역할을 해줘야 할 인물들이다. 때문에 김 감독의 근심은 더욱 커진다. 그래도 이쯤에서 독감 확산이 멈춘다면 그나마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화가 전력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일단 철저한 인플루엔자 예방에 힘써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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