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는 29일 첫 외부 FA 영입에 성공했다. SK 와이번스와의 우선 협상에서 도장을 찍지 못한 포수 정상호(32)와 계약했다. LG 구단이 밝힌 조건은 기간 4년에 총액 32억원(보너스 옵션 2억원 포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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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는 가장 취약하다고 판단한 포수 포지션 전력 보강을 했다. 정상호는 이재원(SK)과 경쟁 관계인 SK보다 좀더 안정적으로 많은 경기 출전을 희망했다. 서로가 필요했기 때문에 협상에서 큰 난항은 없었다.
양상문 LG 감독에게 이번 FA 대상자 중 가장 필요한 선수 중 한명이 정상호였다. LG는 올해 포수 때문에 골치가 아팠다. 2014시즌에 양상문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던 베테랑 최경철(35)이 타격 슬럼프에 이은 부상으로 후반기에 부진했다. 그러면서 경험이 부족한 유강남에게 기회가 많이 돌아갔다. 유강남은 호쾌한 스윙으로 시원스런 타격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유강남은 투수 리드와 블로킹 그리고 2루 송구 등 수비 측면에서 허점을 많이 보였다.
FA 계약은 LG가 2016시즌 도약을 위해 새 포수를 영입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올해 FA 대상자 중 포수 자원은 정상호와 조인성(한화와 FA 계약) 둘 뿐이다. 조인성(40) 보다 정상호가 나이와 미래가치를 봤을 때 앞섰다. SK가 잡지 못한 정상호가 FA 시장으로 나왔고 LG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낚아챘다.
정상호는 겨울 캠프를 통해 최경철 유강남과 주전 경쟁을 해야 한다. 정상호는 지금까지 한 시즌에 최대 120경기 이상을 뛰어본 적이 없다. 잔부상이 많아 '유리몸'이라는 달갑지 않은 애칭이 붙었다. 물론 SK에선 조인성 이재원 박경완(은퇴) 등과의 경쟁도 순탄치 않았다.
정상호의 FA 성패 첫 번째 변수는 몸상태다. 아프지 않고 건강하다면 팀 경기력에 보탬이 될 수 있다.
두번째 외부 FA 영입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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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단의 누구도 이 부분에 대해 속시원하게 대답하기는 어렵다. LG 스포츠는 최근 남상건 사장 후임으로 신문범 사장이 새로 선임되는 LG 그룹 인사가 있었다. 아직 전현임 사장간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다. 다소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선 백순길 단장이 리빌딩 전면에 나서 있지만 무척 조심스런 행보를 보인다.
LG 구단은 외부 영입에서 다른 구단에 비해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외부 FA 영입은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 등이 주도하고 있다. 그리고 kt 위즈도 유한준 영입에 6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했다. '대권'에 도전하고 싶은 NC 다이노스도 제대로 된 '거물'을 잡기 위해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LG는 '집토끼' 우완 이동현을 3년 30억원에 계약, 단속했다. 그리고 가장 가려웠던 포수 자리에 정상호(4년 32억원)를 잡아왔다. 이미 60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전문가들은 LG가 지금 상황에서 올해 FA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봤다.
올해 9위로 부진했던 LG는 내년 '가을야구'가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선 확실한 마무리와 검증된 중장거리 타자가 더 필요하다. 현재 이번 FA 중 미계약자는 야수는 김현수 박석민 오재원 박재상 고영민, 투수는 손승락 정우람 심수창이다.
이 중에서 LG가 경쟁에서 이겨 영입할 수 있는 선수는 많지 않다. LG는 달아오른 FA 열기에 '돈 기름'을 퍼부을 입장은 아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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