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은 투수다. 내부 FA단속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화 이글스의 다음 '장바구니' 항목에는 투수들이 들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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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한화는 내부 FA를 깔끔하게 모두 잡으며 스토브리그에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이제 다음 행보는 외부 FA 영입이다. 사실 최근 몇 년간 한화는 FA 시장의 '우수 고객'이었다. 2013년말 스토브리그에서 외부 FA로 정근우와 이용규를 영입하는 등 총 178억원의 역대 최고 투자액을 쏟아부었다. 지난해에도 배영수와 송은범, 권 혁을 데려오느라 96억원을 썼다.
성적 향상을 위해 FA 시장에서 큰 투자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투자의 적절성이나 효율성은 나중에 평가할 문제다. 일단 현 시점에서는 살 수 있을 때 사는 게 맞다. 괜히 우물쭈물하면서 다른 구단의 눈치를 보다간 이도저도 안된다. 때문에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당연히 구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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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즌 중반 이후 경기 등판 횟수와 누적 이닝이 늘어나면서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드러냈다. 만약 권 혁의 짐을 나누어 들 수 있는 투수가 한 두 명만 있었다면 권 혁도 여유있게 등판할 수 있었을 것이고, 한화의 성적도 달라졌을 것이다. 정우람은 이런 문제를 단숨에 해결해 줄 수 있는 카드다. 권 혁과 같은 좌완투수이긴 해도, 투구 패턴과 구종이 달라 다르게 기용할 수 있다.
손승락 역시 매우 매력적이다. 우완 정통파 마무리는 어떤 팀이든 원할 수 밖에 없다. 한화는 올해 윤규진이 마무리 역할을 부여받았지만, 부상 등으로 많이 나서지 못했다. 결국 시즌 중반 이후에는 박정진과 권 혁이 불펜과 마무리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윤규진은 또한 시즌 종료 후 수술을 받았다. 내년 시즌 중반 합류가 가능하지만, 구위 회복 여부는 미지수다. 따라서 손승락의 합류 역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다면 두 선수 모두 영입하는 게 최선의 방법일 것이다. 하지만 이미 한화는 김태균(84억원)과 조인성(10억원)을 잡는데 94억원을 썼다. 지난해 외부 FA 3명을 잡는 데 들인 액수에 버금간다. 때문에 정우람과 손승락을 모두 데려오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정우람은 이미 원소속팀 SK의 82억 제안을 뿌리쳤다. 다른 구단이 영입하려면 적어도 이보다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뜻이다. 손승락은 정우람보다는 훨씬 저렴하긴 하다. 그러나 올해 기량이 저하되면서 넥센에서 마무리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는 단점이 있다. 과연 한화는 누구를 영입하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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