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영화상후보작

스포츠조선

알짜 FA 심수창 "마음 편히 훈련만 해보고 싶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15-11-23 08:30


16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15 프로야구 롯데와 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롯데 심수창이 힘차게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5.09.16.

"이번 겨울엔 정말 마음 편안히 훈련만 해보고 싶어요."

프로야구 FA 선수들의 원소속구단 협상이 22일 시작됐다. 22명의 FA 신청 선수들은 오는 28일까지 원소속구단과 협상을 진행하고,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시장으로 나가게 된다.

많은 대어급 FA 선수들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준척급 선수들의 행보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롯데 소속이던 투수 심수창도 알짜 선수 중 1명을 분류된다. 선발, 불펜으로 아직 활용 가치가 충분하다는 평가다. 포크볼 구위가 좋기에 직구에 힘만 조금 더 붙는다면 경쟁력이 있다.

"야구를 더 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쁘다."

심수창도 내년이면 벌써 35세. 야구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 있는 FA 기회를 잡았다. 한양대를 졸업하고 2004년 LG 트윈스에 입단해 꾸준하게 공을 던진 결과, FA 자격이라는 값진 성과물을 얻었다.

남들은 일확천금의 기회라고 생각하지만 심수창은 그렇지 않다. 그는 "힘겹게 FA 자격을 얻은 내 스스로에게 대견하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동안 많이 빛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했으니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며 "계약 내용이 신경쓰이지 않는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보다 야구를 더 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좋다. 나는 아직도 열심히 던지고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를 내려올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원소속구단 롯데에 감사한 마음이다. 2차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2013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사실상 은퇴 수순이었다. 하지만 2차드래프트를 통해 롯데로 옮기며 재기의 발판을 롯데에서 마련했고, 올시즌 전천후로 활약하며 팀에 큰 도움을 줬다. 심수창은 "롯데는 내 야구 인생에 큰 의미가 있는 팀"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정말 훈련만 열심히 해보고 싶다."


심수창은 올시즌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는 한 해다. 시즌 전 어렵게 5선발 경쟁을 이겨냈고, 선발로 좋은 투구를 했다. 급박한 팀 사정상 마무리로 자리를 옮겼다 흔들리자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불펜에서 패전처리를 하기도 했다. 잦은 보직 이동에 혼란스러운 모습이었다.

심수창은 이를 돌이키며 "시즌 선발로 등판하는 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 어떤 마음이었는지 아는가. 정말 내 인생을 건 등판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4월10일 한화 이글스전 5이닝 2실점(무자책점) 호투로 자신감을 얻으며 '나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팀 내 가장 좋은 공을 던지자 4월 말 구멍난 마무리로 보직이 전환됐다. 처음에는 순조로웠지만, 마무리로서의 심리적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다. 심수창은 "사실, 시즌 중 보직을 왔다갔다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몸도 마음도 힘들었다"고 하면서도 "그렇다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다. 불과 2년 전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선수였다. 이렇게 기회를 얻은 것만도 감사했다. 내가 준비를 더 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심수창은 "최근 몇년 동안은 늘 불안하기만 한 스프링캠프였다. '내 자리가 있을까'라는 걱정에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이번에는 정말 마음먹고 훈련에만 집중해보고 싶다. 어떤 보직이든, 거기에 맞게 체계적으로 준비한다면 정말 잘 던질 자신이 있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news@sportschosun.com -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