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태룡 단장은 지난 9일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만났다. 출국을 앞두고 같이 식사하는 자리. 김 단장은 안부를 전하고, 노고를 치하하고, 내년에도 잘해보자는 얘기만 하고 보냈다. 니퍼트는 은근히 재계약 연봉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기웃기웃했지만 양측은 팽팽한 눈치작전끝에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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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넌트레이스만 보면 니퍼트는 6승5패에 평균자책점 5.10으로 너무 부진했다. 이런 저런 부상으로 석달여를 쉬었다. 2011년부터 4시즌 연속 두자릿수 승수를 달성, 올해 연봉은 150만달러로 역대 외국인 최고몸값이다. 니퍼트의 부진으로 두산은 시즌 내내 선발진이 꼬이며 중간계투까지 흐트러졌다. 이현승이 마무리로 중심을 잡으며 가까스로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가을에 돌아온 니퍼트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돼 있었다.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이닝 2실점으로 시동을 건뒤 플레이오프 1차전과 4차전, 한국시리즈 2차전과 5차전에서 완벽투를 선보였다. 4경기에서 3차례 선발출격해 3연속 선발승에 4경기 동안 25⅓이닝 무실점으로 펄펄 날았다. 니퍼트가 나온 포스트시즌 5경기에서 두산은 모두 이겼다.
김승영 두산 사장 역시 "재계약은 당연하지만 연봉에 대해선 협상 여지가 있다. 부상으로 3개월을 쉬었으니 본인도 잘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봉이 깎일 수도 있다. 옵션 부분을 디테일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연봉은 최대한 낮추고 실제 활약에 따른 옵션 부분을 강화하는 것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니퍼트가 이미 150만달러의 최고연봉을 받고 있는 점. 또 올해 포스트시즌 활약으로 불가능할 뻔 했던 재계약이라는 무시못할 보너스를 받았다는 일부 시각도 연봉협상을 좀더 복잡하게 만들 전망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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