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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제대회에서 한국 야구의 큰 강점 중의 하나는 테이블세터였다.
대표팀의 테이블세터는 이용규와 정근우다. 상대 선발이 오른손이면 이용규-정근우, 왼손 선발이면 정근우-이용규순으로 테이블세터를 꾸린다는 것이 김인식 감독의 전략이다. 그런데 이날 이용규와 정근우는 테이블세터로서 제대로 된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이용규는 4타수 무안타, 정근우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이용규는 일본 투수들의 정교한 제구력과 직구 스피드에 꼼짝없이 당했다. 오타니와 두번째 투수로 나온 노리모토는 국내에서 상대한 투수들과 질적으로 달랐다. 1회초 첫 타석에서는 오타니의 높은 공을 맞혀 2루수 땅볼로 물러났다. 3회에는 143㎞ 몸쪽 포크볼에 서서 삼진을 당했다. 160㎞에 이르는 빠른 공과 140㎞대 포크볼에 전혀 힘을 쓰지 못했다. 6회에는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고, 8회에는 노리모토를 상대로 잘맞힌 직선타구를 날렸지만 유격수에 잡히고 말았다. 정근우 역시 오타니의 빠른 공과 포크볼의 공배합에 적응하지 못하고 첫 세 타석에서 범타에 그친 뒤 8회 노리모토를 상대로 겨우 볼넷을 얻었다.
지난 4~5일 고척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평가전에서도 두 선수의 컨디션은 그리 썩 좋아 보이지는 않았다. 2경기서 이용규는 7타수 2안타 3볼넷, 정근우는 9타수 2안타를 각각 기록했다. 소속팀인 한화 이글스에서 정규시즌을 마치고 휴식을 취한 이용규와 정근우는 지난 26일 대표팀 소집일에 맞춰 훈련을 시작했다. 김인식 감독이 우려했듯 포스트시즌을 치르지 않은 선수들의 게임 감각은 아직 정상 수준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이용규와 정근우는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굵직한 역할들을 함께 해왔다. 타격감을 회복할 시간은 얼마든지 있다. 대만으로 옮겨서 갖는 남은 조별리그 경기서 두 선수의 분발은 대표팀이 가장 바라는 바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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