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있는 왼손 투수들을 만들어놓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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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시즌 2'의 막이 올랐다. 올해 한화 이글스를 맡아 4년 만에 최하위 탈출에 성공한 김성근 감독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나섰다. 그 출발은 지난 26일에 시작된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다. 김 감독은 "이번 캠프는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다. 조금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생각이다. 몸이 아프거나 올해 고생한 선수들은 다 쉬게 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난해 한화의 마무리캠프는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참가 인원이 무려 70여명에 이르렀다. 주전 대부분이 참가했기 때문. 새로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의 뜻이었다. 새 팀을 맡은 만큼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엄청난 훈련량도 선수들이 과연 어디까지 따라올 수 있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정보 파악'을 위한 단계다. 한 시즌을 치러오며 선수들을 모두 파악한 만큼 올해는 지난해처럼 할 이유가 없다. 김 감독은 "올해는 그렇게 작년처럼 많이 데려가서 훈련시킬 이유가 없다. 선수들도 다 알았고, 이제는 필요한 부분만 채워주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에 비해 선수단의 규모는 49명(선수 37명)으로 확 줄었다. 지난해 절반 수준이다. 또 베테랑 선수들도 대부분 빠졌다. 마무리캠프에서 지난해와 같은 '지옥훈련' 장면은 많이 나오지 않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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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올시즌에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선수들이 참 고생했는데, 내가 부족했던 것 같다"면서 "내년을 위해 마무리캠프부터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번 마무리캠프에서는 힘있는 왼손 투수들을 집중적으로 만들어놓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왼손 투수 육성'은 올해의 경험에서 나온 목표다. 올해 한화는 박정진과 권 혁의 좌완불펜 듀오를 활용해 시즌 중반까지 소득을 얻었다. 그러나 이들 외에 확실한 필승조가 없다보니 계속 과부하가 걸렸다. 결국 시즌 중반 이후 박정진과 권 혁의 구위는 떨어졌고, 한화 역시 더 이상 높이 날지 못했다.
이런 아쉬운 경험을 한 김 감독은 '젊고 힘있는 좌완불펜'에 대한 필요성을 크게 느꼈다. 여전히 팀의 간판 불펜은 박정진과 권 혁이지만, 이들의 뒤를 받쳐줄 투수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마무리캠프를 통해 '좌완 육성'을 선언한 것. 김 감독은 "지금 김범수와 송창현, 임준섭 등을 눈여겨 보고 있다. 이 선수들이 좋아져야 박정진과 권 혁도 덜 고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가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통해 내년을 위한 새 힘을 마련할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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